오늘의 그림 단평 (3) - 마법기사 레이어스
⒞ 1994 CLAMPㆍ 講談社ㆍ 読売テレビㆍ TMS

개인적으로 카드캡터 사쿠라와 더불어 클램프 원작 애니메이션의 양대 걸작으로 꼽는 작품입니다.
캐릭터성도 좋고, 열혈과 순정이 적당히 조화된 작품인데다가, 뒤통수때리는 반전도 그만이니까요.
거기다, 요즘 들어서는 상당히 드물어진, 매니아(혹은 오타쿠) 입문 계열의 작품이기도 하죠. 무슨
소리인고 하니, 이 작품은 딱히 매니아가 아니라도 애니 자체에 대한 거부감만 없다면 충분히 즐기
면서 볼 수 있는 편이거든요. (그에 반해, 요즘 모에물들 중에는 매니아가 아니라면 저게 무슨 소리
인가 어리둥절할 만한 작품들이 거의 대부분입니다.) 즐기면서 보다 보면 (물론 다 그렇지는 않겠
으나) 관심있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원작도 찾아 보게 되고, 성우진도 확인하면서 매니아로 변하기
쉬운 작품인 것입니다.

이 작품의 중요한 의의는 성우진에 있다고 할 수 있죠. (요즘 기준으로 보면) 상당히 낯익은 성우분
들이 많이 포진해 있는데다가, 당시 20살로 주인공 히카루 역을 맡으신 '시이나 헤키루'씨는 90년대
중반의 성우붐을 주도한 인물중 한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작품과 무관하게 성우 자신이 단독으로
뜰 수 있음을 보여준 인물 가운데 한분이라고 하죠. (말하자면, 아이돌 성우의 프로토 타입 같은 분?)
우리나라의 SBS 방영본 역시 성우 정미숙씨의 인기를 높이는데 충분히 한몫하기도 했죠. 시이나씨
는 74년 3월생으로 계산해 보면 올해로 만 32세이신지라 아직 한창 활동하실 때인데, 요즘에는 음악
활동에 주력하시는 모양입니다. 당시의 주인공 3인방 성우중에는, 우미 역의 '요시다 코나미'씨만이
현재까지 비교적 활발히 활동하시는 느낌입니다. (이분 목소리는 가장 최근엔 투하트2에서 들을 수
있죠. '루리'역.)

사실 이 작품은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은근히 서비스씬이 많습니다. OVA에서는 아예 옷을 안 입고서
조종을 하긴 하지만, TV판도 변신씬이나 기타 여러 장면에 은근히 (당시 기준으로는) 노출이 많죠.
덕분에 SBS 방영본에서는 와장창 편집. 거기다 클램프식 뒤통수치기의 진수인 1기 마지막화는 대사
변경으로 엉망진창. 최종화의 고백씬도 역시나 대사 변경. 이래저래 욕을 많이 먹으면서, '편집 반대'
운동에 불을 지핀 작품이기도 하죠.

개인적으로 꼽는 이 작품의 의의는, 제가 우리나라 TV에서 본 최초의 본격 백합물(...)이었다는 사실
입니다. (쿨럭) 중간에 히카루의 분신격인 노바가 등장하는데 (참고로 노바의 일본판 성우는 마리미테
의 사치코님... 이토 미키씨였죠.) 얘가 히카루에게 달라붙어서 사이코틱한 애정을 뿜어내는 장면들이
참 압권이었죠. 히카루를 독점하겠다고 다른 두명의 친구들을 죽이려 드는 장면에서, 너무 사랑하니까
괴롭혀주겠다는 대사 등, 요즘의 눈으로 보면 참 순수 품격이 높은(...) 기막힌 명대사 명장면들이 많았
습니다. 국내 방영 당시에는 은근슬쩍 편집이 되기도 했습니다만, 마지막에 히카루와 노바가 합체(?)할
때 입술을 포개면서 합쳐지는 장면은 편집도 안되고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쿨럭)

그외에도 남자 캐릭터들도 참 매력적이었죠. 평상시에는 호리호리한 미소년이었다가, 전투시에 갑옷만
착용하면 건장한 형님(...)들로 변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고요. 언젠가 한번 마음 잡고 다시 보고 싶은
작품입니다.

오늘의 교훈 : 순수의 역사는 길고, 백합의 역사는 깊도다. (펑~)
by 고독한별 | 2006/03/29 19:35 | 오늘의 그림 단평 | 트랙백(1)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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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존다리안의 지하세계. at 2006/03/30 23:52

제목 : 이왕 갑옷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오늘의 그림 단평 (3) - 마법기사 레이어스, 고독한별님 블로그에서 트랙백합니다. 마법기사 레이어스의 주역들의 갑옷은 뜻밖에 비키니 갑옷 같은 것이 아닌 상당히 현실성을 가미한 듯한 갑옷이더군요. [#IMAGE|c0037154_23413918.jpg|200603/30/54/|mid|391|399|pds1#] 이것은 세......more

Commented by 무희 at 2006/03/29 19:48
히카루는 2기에서 갑자기 나타난 잘난 쿨가이 씨가 채가는게 정말 뭐했습니다. 노바를 응원했지만...
Commented by kirhina at 2006/03/29 19:48
개인적으로 코믹판의 스토리를 너무 좋아했기 때문에, 애니판 - 특히 애니 2기는 절대로 좋아할 수 없었어요. ;;0;;
Commented by 리하르트 at 2006/03/29 20:02
원작자인 클램프가 워낙에 순수하니까요-_-;
Commented by 천사고양이 at 2006/03/29 20:06
클램프의 마수는 아름답죠. 암.
Commented by matsuhara at 2006/03/29 20:14
저는 크레프 + 우미 커플을 지지했습니다만...
Commented by 존다리안 at 2006/03/29 21:34
노바는 진실로 순수했습니다. TT
순수했기에 무서웠죠. 덜덜...
Commented by 모스맨 at 2006/03/29 23:28
OVA는 저도 봤습니다만...유두가 없으니 대략 즐은 절대 아니고 OVA니까 노출이 올라간거겠지요. 그리고 티비판이랑 연결이 안맞기도 하는...바다건너에서는 패러렐월드로 취급...

근데 티비판에 서비스신이 있을 줄은 몰랐는데요. 2기 몇몇 캐릭터 복장이 좀 므흣한건사실이지만...흠..기억도 가물가물해지는데 다운받아서볼까나..
Commented by 고독한별 at 2006/03/29 23:34
요즘 TV 모에물의 기준으로 보면 사실 대단찮은 서비스씬일 겁니다. (저도 다시 확인해 봐야 합니다만...)
Commented by 핀치 at 2006/03/29 23:41
제가 생각키에도 클램프 원작 2대 애니메이션을 뽑으라면 이 작품과 사쿠라를 뽑을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은 작품만으로도 너무 좋았어요. 사쿠라는 아동물에 소리소문없이 섞여든 순수의 그림자가 압권... [쿨럭!]
Commented by jei at 2006/03/30 07:44
클램프는 분명 순정만화창작집단인건 분명한데 남자팬들이 은근히 많은게 특징이죠..-_-a 특히 카드캡터 사쿠라는 분명 소녀대상애니였는데 은근히 남자팬이 많죠..(소녀대상 소설 마리미테가 은근히 남자들이 많이보는것과 비슷한상황)그런데 시이나 헤키루씨가 보이스아이돌의 프로토타입에 해당되던가요? 헤키루씨 이전에 다른분이 계셨던것같은데.
Commented by 고독한별 at 2006/03/30 08:28
뭐, 무언가 새롭게 만들어지는데 있어 유일무이한 프로토타입 하나만 존재할 이유는 없겠죠.
(에바 초호기 이전에도 에바 영호기가 있었죠? 하핫...) 그저, 헤키루씨가 오늘날의 아이돌
성우의 기본틀이 만들어지는데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의미 정도로 봐주시면 되겠습니다.
Commented by 존다리안 at 2006/03/30 23:27
마침 히카루와 레이어스 작품 내의 갑옷 관련 글을 올리고 싶었는데 트랙백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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