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의 사극 연개소문 2화를 보고 몇마디...
SBS의 사극 연개소문 2화... 1-2화는 시청자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한 스페셜에
가까웠고, 다음주부터는 안시성 싸움이 끝나면서 연개소문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나올 모양입니다.

1. 연개소문의 공격을 받고 눈에 화살을 맞은 당태종... 그 화살을 잡아 뽑자 눈알
이 쑥 딸려 나오는데... (우우욱~) 약간 뿌옇게 처리하긴 했지만, 또 잔혹성 논란
이 생기겠더군요. 어쨌든 그걸 입에 넣고 씹어먹는 당태종. 이환경 작가는 지난번
태조 왕건 때도 그렇고, 삼국지의 화살 맞은 눈알을 뽑아서 씹어먹는 장면을 무척
좋아하는 모양입니다. 또 써먹네요. (먼산) 과일 먹으면서 보다가, 순간적으로 그
눈알이 과일처럼 보여서 좀 난감했답니다. -_-a

2.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빼앗긴 토산을 공격하려는 당태종. 선봉장으로 계필하력
장군이 임명되는데... 아니, 장군은 애술 장군이 아니시오? 견훤 대왕을 못 잊어서
당나라로 건너가서까지 충성을 바치는 것이오? (쿨럭) 싸우기 전에 칼을 쥔 손에
침을 '퉤'하고 뱉는 버릇은 태조 왕건 당시의 모습 그대로. 이분은 목소리에서부터
시작해서 외모까지 모두 용장 타입의 등장 인물을 연기하기 딱이죠.

3. 연개소문과 애술... 이 아니라, 계필하력의 일대일 대결. 그에 앞서서는 연개소문
과 이도종의 결투. 이어서는 연개소문과 설인귀의 대결이 펼쳐지는데... 연개소문의
무용을 부각시켜야 하겠지만, 다들 연개소문과 싸우다 죽었다는 얘기가 역사에 없기
때문인지, 아슬아슬하게 목숨을 건져 도망치거나, 불행히 화살을 맞아 더 싸울 수가
없게 되었거나, 운 나쁘게도 말에서 굴러떨어져 버렸거나 하는 등, 일대일 대결이 좀
어이없이 끝나더군요. 거기다 연개소문은 다 잡은 적장을 '사나이다운 배포로' 그냥
살려보내는 것처럼 그려지는데... 전장에서 저래도 되나...

4. 당태종과 연개소문의 옛정이 자꾸 부각되는데... 설마 '규염객전' 얘기가 나오려나
모르겠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예전에 양조위가 주연한 중국 무협 드라마로
'대운하'라는 게 있었는데, 거기 나오는 주인공이 바로 '규염객'이죠. 규염객은 천하의
협객으로 수나라가 멸망하자 천하통일을 노렸는데, 이세민이 뛰어난 인재임을 알고서
미련없이 천하를 양보하고 부여국으로 가버렸다는 내용. 일설에 따르면 그 규염객이란
인물이 바로 연개소문이라고 하는데... 그 이야기를 써먹으려나 모르겠습니다.

5. 전병력 30만을 몽땅 동원하여 토산을 공격하는 당군. 그런데 연인원 50만명을 동원
하여 여러날 동안 쌓았다는 토산이 생각보다 무진장 작은 느낌이더군요. (먼산) 거기다
밑에서 당군이 쏜 돌멩이와 화살에 맞아 무더기로 쓰러지는 고구려 병사들. 아랫쪽에서
높은 산 위로 돌과 화살을 날리는데 어째 저렇게 명중률과 살상률이 좋은지... 하기사...
아무리 위에서 아래로 쐈다고 해도, 고구려군의 화살도 너무 백발백중인 게 좀 반칙이
아닌가 싶기도 하니... 막상막하로군요. (퍼퍼퍽~) 대체 다들 방패는 왜 들고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우르르 몰려가다가 화살에 고슴도치가 되어 무더기로 죽어가던데...

6. 화살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공성전 할 때에는 불화살을 죽어라 쓰더니만, 고구려군
이 아무 것도 없는 토산에 목책을 세워 방어선을 구축한 걸 뻔히 보면서도, 당군은 절대
불화살을 안 쓰네요. 저럴 때야말로 불화살을 한번 써볼 때가 아닌지... 하긴, 연개소문이
성벽 바로 옆의 토산 위에서 죽어라 버티고 있는데도, 정작 안시성 본성에서는 전혀 지원
을 해주지 않는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을 보였으니... 이것도 피장파장이려나요? (퍼퍼퍽~)
천하의 명장이라는 당태종이라면, 연개소문을 비롯한 고구려의 최정예부대가 토산 쪽에
전부 몰려있는 사이에, 30만 대군을 여러 부대로 나누어 본성과 토산을 동시에 정신없이
공격하라는 식으로 좀 그럴 듯한 명령을 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7. 결국 추위와 굶주림에 지친 당군... 당태종도 눈에 입은 부상이 악화된데다가, 연개소문
에게 죽임을 당하는 악몽까지 꾸는 등 심신이 다 지쳐버렸군요. 거기다 돌궐족이 이 기회
를 틈타서 장안을 노린다는 첩보가 입수되니,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연개소문과 양만춘의
용맹을 기려 선물을 주고는 철군해 버립니다. 철군하는 당태종과 인사를 나누는 연개소문
의 모습에서 2화는 끝. 연개소문은 그 뒤를 쫓아 중원을 칠 것을 다짐하는데... 뭐, 그 얘기
는 잠시 제쳐두고 3화에서는 연개소문의 어린 시절 얘기가 나올 모양입니다.

8. 뭐, 깊이 따지지 않고 보면 나름대로 흥미롭게 볼만한 건 사실입니다만... 그 애끓는 듯
한 피리 소리만 죽어라고 틀어대는 건 어떻게 좀 안되나 모르겠습니다. 주제 음악인지 뭔진
잘 모르겠지만, 연개소문이 용맹스럽게 돌진하는 웅장한 전투씬에서도 그 처량한 피리 소리
만 계속 나오니 좀 난감하더군요. 거기다 컴퓨터 그래픽씬도 그렇고, 전체적으로는 가끔씩
이거 무슨 게임 화면을 보고 있는 건가 싶을 때도 없지 않았습니다. (뭐, 연개소문이 안시성
싸움을 지휘했다는 게 역사 왜곡이라느니 어쩌니 하는 문제는 일단 논외로 합시다.)

9. 고구려가 이기는 건 좋은데, 당태종이 너무 '의리만 있고 능력은 별로 없는' 황제로 묘사
되는 건 좀 아쉽습니다. 나름대로 능력이 있는 적수를 물리쳤을 때에야 연개소문의 힘이 더
빛나는 법일텐데 말이죠. 두 사람의 젊은 시절이 어떻게 그려질지는 모르겠습니다만...
by 고독한별 | 2006/07/09 22:34 | 영화/게임/서적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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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다스베이더 at 2006/07/09 22:38
수나라 문제=아자개

양제=종간

...저희는 지금 태조왕건의 리메이크 판을 보고 있슴비다.
Commented by 고독한별 at 2006/07/09 22:41
헉, 수문제와 수양제가 그분들입니까? (쿨럭) 이제 궁예의 관심법만 나오면... (퍼퍼퍽~)
Commented by oldman at 2006/07/09 22:43
이환경작가는 하후돈을 매우 좋아하나봅니다.
Commented by John at 2006/07/09 22:46
... 확실히 저도 순간 견훤, 애술이 떠오르더군요. 애술 그 특유의 목소리를 어찌 잊겠습니까? 이러다가는 나중에 당태종이 통나무를 직접 집어던지는 일(왕건에서 견훤이 수달을 구하기 위해 한 일)이 일어니지는 않을지...
Commented by 고독한별 at 2006/07/09 22:59
당태종 휘하 최고의 명장이라는 '이정' 장군이 설마 수달 장군이라거나 하는 일도 가능하겠죠. (퍽)
Commented by 존다리안 at 2006/07/09 23:12
당태종... 의리만 있고 능력없는 황제 절대 아니죠.
정관의 치를 이룬 사람을 너무 깎아내리는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Commented by 고독한별 at 2006/07/10 00:34
어떤 사람은, 몇달 동안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죽기 살기로 굶어가면서 싸운 장수와 병사들이
왜 이렇게 다들 혈색이 좋고 깨끗하냐고 묻기도 하더군요. (쿨럭)
Commented by rumic71 at 2006/07/10 14:45
마침 요새 재방송하는 태조왕건에서 최승우가 견훤에게 "폐하, 당태종 이세민도 안시성에서 패가망신한 적 있습니다. 철군하시오소서" 대사가 나오는 바람에 뒤집어졌더랬지요.
Commented by 열혈 at 2006/07/12 00:22
규염객이라... 그러고 보니 천랑열전이라는 만화를 보면 주인공 연오랑이 대막리지의 제자로 나오죠. 그리고 그 대막리지가 태원삼협 중 규염객이었다고 하는 이야기도 있고... 그 시대의 대막리지면 연개소문인데.... 무술이 뛰어나긴 했나봅니다. 이런 만화도 나오는 걸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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