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상담원과의 난감한 통화...
신용카드 문제로 물어볼 일이 있어서 은행의 신용카드 상담 전화 번호를 눌렀습니다.
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들어가려면 카드 번호 입력해야 하고 카드 비밀번호도 입력
해야 하며, 그외에도 메뉴 번호들을 여러 단계에 걸쳐 눌러야 하죠. 그렇게 힘겹게(?)
들어갔더니만...

안내음: 지금 모든 상담원이 통화중이오니 잠시만 기다리고 계시기 바랍니다.

이어서 제 대기 번호가 몇번이라고 안내를 해주는데... 까마득할 만큼 대기자 숫자가
많더군요. 끊을까 하고도 생각했지만, 그래도 힘겹게 들어온 게 아까워서 버텼습니다.
그러니까 귀가 아플 정도로 시끄러운 음악 소리와 함께 어쩌고 저쩌고 하는 안내 음성
이 계속 흘러나오더군요. 그러다가 한참만에...

안내음: 지금 모든 상담원이 통화중이오니 잠시만 더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이제부터는 지금까지 기다린 시간이 아까워서 계속 기다렸습니다. 시끄러운 음악 소리
때문에 귀는 아프고 전화기 들고 있는 것도 불편하고, 화장실도 가고 싶어졌고, 더워서
땀은 흐르고... 하여튼 피곤하고도 지루한 기다림이었습니다. 그러다 다시 음악이 끊어
지더니만...

안내음: 죄송합니다. 지금 모든 상담원이 통화중이오니 잠시 더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 여기까지 기다렸는데 포기할 수 있겠습니까? 근성으로 계속 버텼죠. 귀가 너무 아파
가지고 몇번이나 수화기를 왼쪽에 댔다 오른쪽에 댔다 바꿨는지 모릅니다. 나중엔 음악
소리 때문에 귀는 아픈데 지루해서 졸음까지 오더군요. 설마 기다리다가 졸까봐 음악을
저렇게 크게 틀어놓은 건지... 중간에 결국 목이 마르면서 화장실도 가고 싶어서, 전화기
내려놓고 잽싸게 다녀왔습니다. 그래도 다행인지 불행인지, 음악 소리는 계속되고 있더
군요. 다시 끈질긴 버티기가 이어졌습니다.

안내음: 지금 모든 상담원이 통화중이오니 잠시 더 기다려 주... 따르릉~

엇, 그러고 있을 때 드디어 신호음이 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기다리고 기다
리던 상담원이 연결되었습니다. 아, 그 목소리는 그야말로 구원의 여신 같은... (이 정도
근성이면 여신 상담소에도 연결이 가능할지도...)

상담원: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저는 상담원 OOO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고객님?

그래서 "여보세요, 다름이 아니라..."라고 말했습니다만...

상담원: 고객님? 고객님? 여보세요? 전화 연결 됐습니다. 고객님, 거기 안 계세요?

어라라... 분위기가 이상했습니다. 그래서 더 큰 목소리로 "여보세요! 여보세요!"라고 빽~
고함을 쳤죠. 하지만...

상담원: 고객님, 안 계십니까? 고객님? 상담 연결되었습니다. 고객님?

계속 이러는 것이었습니다. 하도 답답해서 나중에는 "으악~"하고 전화통에 대고 고함까지
쳤는데도 안 들리는 것 같더군요. 그러다 결국 올 것이 왔습니다.

상담원: 고객님,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시니, 여기서 연결을 끊겠습니다.

아아아악... 안돼! 하지만 아무리 전화통을 붙잡고 목이 터져라 고함을 질러도 소용없는 일.

상담원: 그럼, 고객님 좋은 하루 되세요. 저는 상담원 OOO이었습니다. 딸깍~

... 어렵사리 연결된 상담 전화는 그렇게 해서 끊어지고 말았습니다. 순간 밀려드는 엄청난
허무감... 아아, 전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 기나긴 기다림을 근성으로 감당했었단 말입니까?
이렇게 허탈한 기분도 참 오랜만에 느껴봅니다. 기껏 연결됐더니만 저 지경이 되다니... OTL

그러나 여기서 주저 앉을 수는 없죠. 나중에 재도전을 하겠습니다! 파이팅~
by 고독한별 | 2006/08/11 17:26 | 잡담/토론/기타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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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Sikuru at 2006/08/11 17:34
...저..저런... (...)
Commented by 사나레 at 2006/08/11 17:42
히...힘내세요!!
Commented by rururara at 2006/08/11 17:46
상담은 힘든거네요.^^;
Commented by 푸른마음 at 2006/08/11 18:37
저보다는 나은 건지도요.
S*Telecom 고객센터에 전화를 했을 때 계속 잠시만 기다려 달라더니
결국 나오는 말은 "나중에 다시 전화해 주시기 바랍니다" (뚜뚜뚜뚜-) 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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