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연개소문... 멜로극 분위기가 나기는 하는데...
시청률 하락을 젊은피의 수혈로 만회한다고 공언한 SBS의 연개소문... 그 결과는?

1. 신라의 화랑도에 대한 묘사는 '화랑세기'를 중심으로 구성했더군요. 화랑세기는 진위 논란도
있지만,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그 안에 묘사된 자유분방한 성 풍속도. 드라마에서도 그런 자유
분방한 성 풍속도를 그대로 재현했습니다. 화랑들이 양가집 처녀들과 어울려 벌이는 '난교 파티'
를 TV에서 보여줄 줄은 몰랐습니다. 그런데 TV 사극이기 때문에 수위를 조절하려다 보니, 난교
파티가 아닌 '난키스 파티'(...)가 되었더군요. 덕분에 연개소문과 김유신 같은 중요한 배역들이
지나갈 때는, 주위 배경에서 수많은 남녀 엑스트라들이 서로 껴안고 입을 맞춘 상태에서 나란히
마네킹처럼 서 있는 진풍경이 연출되었지 뭡니까? 그중에는 언제까지 이러고 서 있어야 하는가
궁금한지, 힐끔힐끔 카메라를 곁눈질하는 엑스트라들도 있었죠. 키스하는 자세로 일렬로 굳어져
서 있는 사람들을 보는 순간 그만 뒤집어지고 말았습니다. 이거 은근히 개그물일지도...

2. 화랑세기 얘기가 나왔으니 말입니다만, 김유신의 연인인 '천관'의 양어머니로 미실 궁주라는
여인이 등장했는데요. 화랑세기에는 뛰어난 미모와 정치력으로 몇대에 걸쳐 신라왕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여인으로 등장한다고 알고 있는데... 드라마에서는 그냥 다소
신경질적인 '아줌마'로 묘사되는 듯. 기왕이면 아예 확 경국지색의 위험한 매력을 지닌 마녀정도
로 묘사하면 어땠을지... 하긴, 갈수록 무개념 할머니가 되어가는 독고 황후 캐릭터 보다는 좀더
나을지도 모르겠네요. 수나라 문제가 독고 황후에게 쥐어살았다는 건 역사에도 나와있는 사실이
맞긴 하지만, 아무리 공처가라고 해도 황제가 저렇게 체통없이 묘사되는 건 좀 심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건 공처가 황제가 아니라, 주책바가지 할아버지가 아닌지...

3. 오늘의 충격적인 주장. 지난회에서는 수많은 서역의 사신들이 고구려왕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장면이 나왔습니다만, 오늘은 '진시황의 분서갱유는 사실 중국이 조선의 속국이었다는 수치스런
역사를 말살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는 주장이 나오더군요. 고구려에서 그런 내용의 역사책을
펴냈다는 사실을 안 수나라에서는 경악을 하는데... 각급 학교의 역사 교사들은 그게 사실이냐고
묻는 학생들의 질문에 답하느라 진땀을 뺄지도 모르겠습니다. 뭐, 그외에도 연개소문이 김유신댁
노비였으며, 김유신의 맏누이인 보희와 사랑하는 사이였다는 것도 사실인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는 것 같더군요. 거기다 김유신의 동생 김흠순은 아들 반굴을 희생시킬 만큼 나라에 헌신
적인 인물이었는데, 여기서는 연개소문의 재능을 질투하는 '찌질이 악당'으로 그려지는 것도 너무
심하다는 불평이 있습니다. 그외에도 여러가지 비판이 제기되던데... 괜찮을까요, 이 드라마?

4. 새로 투입된 젊은 연기자들... 나름대로 열심이기는 한데, 말투나 외모가 너무 현대적이라거나,
사극 연기력이 부족하다는 등의 비판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젊은 연기자들의 로맨스가 꽤
늘어나면서 멜로극 분위기로 바뀌고 있기는 한데... 과연 젊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어느 정도나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인지... 젊은 시청자들은 느릿느릿한 정통 사극풍의 전개를 싫어하고, 나이든
시청자들은 현대적 외모와 말투의 연기자들이 펼치는 로맨스를 싫어한다면, 이쪽저쪽에서 모두
불만을 살 위험성이 있는데... 어찌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뭐 곧 연개소문이 신라에서 탈출해
중국으로 건너간다니까, 멜로 드라마 분위기가 오래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겠네요. (물론 중국에
가서도 연개소문이 아내를 맞이하는 얘기가 기다리고 있긴 합니다만...)
by 고독한별 | 2006/08/13 23:38 | 영화/게임/책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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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siguld at 2006/08/13 23:51
오쉿. SBS가 점점 미쳐갑니다.
이러다가 고대 우리나라가 세계4대 문명발상지의 근원발상지로 둔갑하는 거 아닙니까?
구라를 쳐도 정도껏쳐야 웃고 넘어가줄텐데 이건 비웃고 넘어가기도 힘든 수준으로 보입니다.
Commented by 존다리안 at 2006/08/14 00:07
국사교과서 자체가 모순투성이라는군요. TT
만주 지역의 청동기 시대 시작은 기원전 15세기인데 청동기 문화와 같이 발전한
고대국가라는 것은 그보다 늦어야 하는데 고조선은 기원전 24세기에 시작했다고
주장하니 원...
Commented by 고독한별 at 2006/08/14 00:22
아틸라도 조선인이고, 그 아틸라가 유럽을 제패했으니, 결국 유럽도 조선의 속국이었다고
논증(?)하는 분들도 계시던데요, 뭘... (먼산)
Commented by siguld at 2006/08/14 00:30
전공이 전공이다보니 여러가지 재미있는(?)주장을 많이 들어봤는데 진시황제의 분서갱유를 저렇게 참신하게 해석한 건 정말 처음 봅니다. 이왕 하는 김에 분서갱유에서 불탄 책 중에 중국을 우리나라가 식민지화하는 미래를 적나라하게 예언한 책이 있어서 불태웠다는 설정도 넣었으면 일어서서 손바닥이 부르트도록 박수쳐줬을텐데... 거기까지 못간 제작진의 배짱에 아쉬움을 표합니다.
Commented by kirhina at 2006/08/14 01:31
이 드라마, 안 괜찮습니다. 절대로 안 괜찮습니다. ㅡ_ㅡ;;
Commented by 개발부장 at 2006/08/14 07:40
...이러고 싶을까요... 돈이 뭔지(에휴)
Commented by 을파소 at 2006/08/14 14:55
뭐 저 정도 가지고...문무왕은 연개소문과 보희의 아들인데, 김유신의 계략으로 김춘추와 문희의 아들로 바꿔치기 한 것이며, 김춘추도 이런 사실을 알면서 김유신과 거래를 하였고, 연개소문은 죽은 것으로 위장한 뒤 일본으로 건너가 천황이 되었고, 문무왕 역시 죽은 것으로 위장해 일본으로 건너가 아버지 뒤를 이어 천황이 되었는데, 죽어서 동해의 용이 되어 왜를 막겠다 한 것은 바로 이것을 의미한 것....이라는 정도는 되야 진정한 판타지 드라마의 지존에 오를 수 있는 것입니다. (참고로 저런 주장이 조X일보에 연재된 뒤 책으로까지 출판되었습니다.)
아마도 연개소문이 중국에서 맞이한 부인은 남생을 낳고 죽고, 연개소문이 재혼해서 남산 남건을 낳아서 나중에 "남생, 이복동생들한테 삐쳐서 외가로 도망가다 파문"정도가 되진 않을련지...
Commented by 고독한별 at 2006/08/14 15:02
죽은 것으로 위장해 일본으로 건너간 천황은 바로 연개소문이라고 하더군요. (퍼퍼퍼퍼퍽~)
Commented by Wishsong at 2006/08/14 18:01
동북공정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동북공정에 맞먹는 억지가 필요한 거군요.;
Commented by conFrost at 2006/08/14 20:32
'이 이야기는 픽션이, 실존하였던 인물, 국가, 사건, 기타와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를 앞과 뒤에 크게 박아서 내보내야 되어야만 할 수준이군요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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