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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완전 '퓨전 사극'이더군요. 배경이 당나라와 송나라 사이에 있는 '5대 10국 시대'
라곤 하지만, 사실상 그런 시대적 배경은 전혀 의미가 없습니다. 복장은 중국식 느낌 을 가미한 '판타지풍'이고, 특히나 근위병들의 갑옷은 이거 완전히 스타워즈 같더군요. 황궁의 모습도 판타지에 나오는 마왕의 성처럼 생겼지 뭡니까? 덕분에 어떤 의미에서 보는 재미는 있습니다. (그나저나 신해혁명 이전의 중국식 이름은 우리말 한자음으로 읽어야 하는 거 아닌지... 자막에서는 그냥 중국 발음대로 읽어놓으니 더 판타지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그렇지만 영화 자체는 '중국식 햄릿' 어쩌구 하더니만, 구성도 서사도 무척 엉성하게 느껴졌습니다. 황제의 동생이 형을 암살하고 제위를 찬탈하면서, 평소 사모하던 젊은 형수까지 황후로 삼아 버리는데, 그 황후는 사실 죽은 황제의 아들인 태자와 오래전에 서로 연인 사이. 그래서 태자는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복수냐, 제위 찬탈에 대한 응징 이냐, 연인을 빼앗긴 것에 대한 질투냐 혼란스러워 하면서도, 죽음의 위험을 무릅쓰고 숙부를 죽이기 위해 애를 쓴다는 얘기죠. 뭐, 그 과정에서 태자를 사랑하는 한 불쌍한 여인이 목숨을 잃고, 그 여인의 부친과 오라비가 태자 및 황후를 이용하여 제위를 찬탈 할 음모를 꾸미는 등 복잡하게 꼬여있기도 합니다만... 그런 내용은 곁가지이니 생략을 하겠습니다. 기본 내용은 저런데, 전에 '장쯔이 좀비물'이라는 소리를 들었던 '연인'처럼 상황 연출 이 너무 엉성하고 스토리 전개에 설득력이 없습니다. 가면을 뒤집어 쓰고 광대로 위장 하여 숙부를 죽이려 달려오는 태자. 하지만 근위병들이 그 태자를 순식간에 포위하여 명령 한마디면 죽일 수 있는데, 숙부는 자기가 사랑하는 여인이 자기를 독살하려던 것 을 알고 충격에 빠진 상황. 결국 '왜 다들 나만 미워하냐?'는 내용의 한탄을 남기면서, 독이 든 술을 벌컥벌컥 마시고 죽어버립니다. 보던 사람들이, 갑자기 절망에 빠져 죽어 버리는 황제를 보고 어이없어 웃음을 터뜨리더군요. 하다 못해 '우리 둘이 결판을 내자' 라면서 칼을 뽑고 덤벼들어 1:1 결투를 벌이다 죽었더라면 이 정도는 아니었을 겁니다. 그걸로 끝이 아닙니다. 이번에는 자기 여동생이 황후의 시동생 암살 음모에 휘말려서 목숨을 잃은 것에 원한을 품고, 어떤 장군이 황후를 죽이려 덤벼듭니다. 하지만 태자가 맨손으로 그 칼을 막는데, 그 칼엔 당연히(?) 독이 묻어 있죠. 이리하여 태자 사망. 다들 또한번 어이없다는 듯 입을 벌리더군요. 그러자 이리하여 태자도 죽었기 때문에, 신하들 은 황후(장쯔이)를 여황제로 추대합니다. 장쯔이는 자신만은 살아남을 거라면서 결의에 찬 웃음을 터뜨리는데, 그 순간 뒷쪽에서 날아온 칼을 맞고 쓰러져 죽어버립니다. 다들 또한번 기가 막힌 듯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누가 황후를 죽였는지에 대한 얘기는 나오지 않습니다. 일단 '권력은 이렇게 서로 죽고 죽이는 비극으로 막을 내린다. 승자는 아무도 없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은 것 같기는 한데... 너무 전개가 제멋대로 튀는지라 도통 그런 주제 의식(?)이 제대로 와 닿지를 않습니다. 칼에 맞고 쓰러진 장쯔이의 위로 '아아, 인생은 허무하여라. 권력도 다 부질없네' 어쩌구 하는 노래가 흐르면서 영화가 막을 내리는데요. 아니, 물론, 사랑하는 여인에게 배신을 당한 것이 너무나 절망스러워서 자살할 수도 있습니다. 사랑했던 여인을 지켜주기 위해 대신 칼을 맞고 죽을 수도 있고, 너무 '위험한 여인' 노릇을 하다가 원한을 사서 암살을 당하는 것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있을 수 있는 상황'이라는 걸 관객 이 억지로 끼워맞추고 자기 합리화 해가면서 영화를 봐야 한다면 좀 곤란하죠. 영화 자신 이 그런 상황을 설득력있게 보여주면서 감정이입을 시켜야 하는데, 이 영화는 그런 서사 구조나 스토리 전개가 지극히 엉성하고 황당한 느낌이었습니다. (장쯔이 좀비물에 이은, 또 한번의 블랙 코미디가 된 듯한 인상도 없지 않더군요.) 그나마 볼 게 있다면, 앞서도 언급한 화려한 눈요기와 점점 더 위험한 여인(?)이 되어가는 장쯔이의 섹시미(?) 정도일까요? 그나저나 중국에는 여배우가 장쯔이밖에 없는지, 어쩐지 좀 대작이라고 나온 중국 영화에는 거의 대부분 장쯔이가 들어간 느낌도 듭니다. 기분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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