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게 바로 짬놀이?
작년 9월말에 입대했으니, 이제 군생활도 반이 지나고 반이 남았습니다.
헌데, 전역을 얼마 앞둔 병장이 갑자기 저를 붙잡고 하소연(?)을 하더군요.

"어떡하면 좋냐? 100일 깨진 다음부터 시간이 더 안 간다. 무슨 좋은 수가
없을까?"

"전공 공부하십시오." (속으로 부글부글...)

그러고 얼마 있다가는, 같이 식사하면서 곧 병장되는 상병이 저를 붙잡고
투덜대더군요. (제가 나이가 훨씬 많기 때문에 둘이 있을 때는 형이라고
부릅니다.)

"형, 어떡해? 시간이 너무 안 가. 200일 깨진 다음부터 시간이 탁 멈춘 것
같아. 너무 지루해서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은데 어쩌면 좋지?"

"아하하..." (-_-+++)

그러고 다시 얼마 후에, 이번엔 이제 군에 들어온지 석달된 신참 이등병
하고 같이 얘기하다가, 제가 푸념을 했습니다.

"야, 어쩌면 좋냐? 이제 1년밖에 안 지났고, 아직 1년씩이나 남았다. 아직
360번이나 더 자고 일어나야 한다는 소리 아니냐? 어쩌면 좋냐?"

"... 상병님, 차라리 저를 죽여주십시오. T_T"

아직 600번 넘게 자고 깨야 하고, 2천끼 가까이 군대밥을 먹어야 하는 사람
으로서는 당연한 반응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쿨럭)

... 라고 생각해 보니, 이게 그 말로만 듣던 짬놀이였습니다. (퍼퍼퍼퍼펑~)
군대란 조직이 묘해서, 배우지 않아도 진급하면서 갈굼 스킬이 늘어나고,
배우지 않아도 짬놀이를 할 수 있게 되더군요. 개구리 올챙이 시절 기억을
못한다고, 지금은 제가 이등병 때 어땠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 거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쿨럭)

하여튼 이제 다음 월요일이면 상병 2호봉(...)이 되는데, 실은 솔직히 얘기
하면 아직 일병 8호봉 같다는... (먼산)
by 고독한별 | 2007/09/30 08:43 | 잡담/토론/기타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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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무츠미 at 2007/09/30 09:14
쿨럭;;;;;;;;;;
200 깨져도 시간 잘갑니다... 하하하...
현재 160 정도 일까나??
Commented by 알트아이젠 at 2007/09/30 09:20
저같은 경우에는 D - 60(7월)부터 슬슬 저 짓을 했죠.
허나 제 선임중에서 짬놀이를 너무많이해서 전역때 걸어서 못나간사람도 있으니 조심해야합니다.(...)

그나저나 고독한별님이 제 아들군번이라는걸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
Commented by 소울이터 at 2007/09/30 10:02
아아.. 어떡하죠. 전 이제 예비군 훈련이 없어서 (올해로 6주차. 7주차부터는 훈련없음) 낙이 없습니다.... ^.^;
Commented by Dataman at 2007/09/30 12:01
용산이라 그런 겁니다. 자진원복하라고 해 주십시오. (도망간다)
Commented by 오렌지군 at 2007/09/30 12:15
....저의 미래가 보이는군요.....
Commented by 功名誰復論 at 2007/09/30 16:54
... 세상이 변해도 변하지 않는 게 있군요.
Commented by 파이팅 at 2007/10/01 12:14
이제 나도 군대 가야하는때군..
머 군대가봐자 이제 할일도 없으니. 시간 떄우기 군대 모드같군 저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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