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재미로 사냐?
얼마전에 어떤 회식에 끼었다가 '술을 전혀 안 마신다'고 했더니, 몇몇 사람들이
"술 안 마시고, 담배 안 피면 대체 무슨 재미로 사냐?"고 굉장히 특이하다는 듯이
쳐다 보더군요. 그래서 대신 인터넷도 하고, 애니메이션도 보고, 게임도 한다는
식으로 얘기했더니, 이번엔 '오타쿠' '중독자' 취급을 하던데...

글쎄요. 딱히 이런 취미가 고상하다거나 대단하다고 얘기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그래도 '접대부와 함께 술 마시는 취미'에 비해, 딱히 유치하다거나 레벨이 낮아
보인다거나 하지는 않을 듯 싶은데요. 심지어는 '번듯한 대학을 나와서 그게 무슨
악취미냐?'라고 치유되어야 할 정신병 환자로 취급하는 사람까지 봤습니다만...

소위 말해 '물 좋은 룸살롱'을 잘 꿰뚫고 있는 사람은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작년에
나온 '애니메이션'을 잘 꿰뚫고 있는 사람은 바보 취급을 받는다는 건... 어찌 보면,
주류 문화와 비주류 문화의 전형적인 명암차를 보여주는 것 같아 약간 씁슬하기도
합니다. 뭐, 결국... 인생이란 다 그런 거겠죠. (먼산)

PS) 그런데 술 잘 마시는 사람들은 정말 음식점이며, 계절 요리 같은 걸 정확하게
꿰고 있더군요. 이 계절에는 무슨 요리가 제철이고, 이 지역에는 무슨 특산 요리가
있고, 서울에서 무슨 요리를 먹고 싶으면 어느 동네를 찾아가야 하고, 쇠고기 부위
중에는 무슨 부위가 무슨 술하고 가장 잘 어울리고... 참 별의별 걸 다 꿰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습니다. (쿨럭)
by 고독한별 | 2007/11/11 20:29 | 잡담/토론/기타 | 트랙백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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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Qumi at 2007/11/11 20:36
보통 그런 음식에는 술이 빠지지 않다보니....(저는 소주는 한잔도 못마시다보니...요즘은 모임 같은 거에도 나가기가 싫어지고 있다는...;;)
Commented by 알트아이젠 at 2007/11/11 21:38
저도 아르바이트할때 같이 일하는 누나들에게 같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Commented by 소울이터 at 2007/11/11 22:38
솔직히 접대부랑 술먹는것 보다는 이쪽이 더 경제적 생활이라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핀치히터 at 2007/11/11 23:05
그냥 술하고 담배하고 먹을것하고 애니를 다같이 즐기면 되죠. 대신 인생은 말아먹겠지만... 쩝;
Commented by ㅁㄴㅇ at 2007/11/12 01:24
뭐, 요즘 사람들은 일상생활이 단순한? 것(다시 말해 그들 입장에서 흔한 것)을 좋아하더군요. 특히 취미며 뭐며 특별한 것(그들의 입장에서)들은 죄다 이상한 취급하지요. 서바이벌게임(성인용)한다고 하면 무기매니아라고하니...
술 잘 마시는 사람(주로 한식위주의 고기집이나 술집을 감)보다 술 음미하는 사람들(주로 Bar나 코스요리점 등등으로 감)을 더 사귀세요. 그러시면 그 사람과 음식점에 가면 마실 술이 없더라도 생과일에이드나 먹을게 고급스럽습니다.
Commented by ㅁㄴㅇ at 2007/11/12 01:26
거기에다가 술 안마신다고 뭐라 하지도 않지요. 크.
Commented by nemo at 2007/11/12 10:24
이 나라에선 '주류 문화'를 즐기지 않으면 소외되더군요.
원더걸즈 모른다고 해도(혹은 별로 안 좋아한다고 해도) 나오는 반응은 비슷비슷.
도대체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는지...쓰읍....
Commented by 아나루미스 at 2007/11/12 11:26
개인주의를 가장한 단체주의입니다. 우리나라는..-_-

뭐든 같이하지 않고 이탈하면 그대로 아웃. 쯥..
Commented by 크레멘테 at 2007/11/12 19:46
먹는쪽으로 잘 아는 사람은 좀 부러울때가 종종 있더군요.
저도 술 담배는 아마 평생가도 못 할 듯해서 좀 소외감 느낄때도 없진 않습니다..ㅇ<-<
Commented by 란티스 at 2007/11/12 21:01
왠지 씁쓸한...얘기군요..; 크레멘테님 말씀처럼 먹는데는 족족아시는 분들이 다 술에 다꿰시는 분들이니..;; 왠지 모를 소외도..소외지만...허지만 그런것도 취향이니..
Commented by 미미르 at 2007/11/17 17:53
좀 이상한 사람들이 많죠 근데 그게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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