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1세 여왕이 사실은 남자였다? (푸하하)
어떤 책을 읽다가 발견한 음모론(?) 아닌 음모론인데, 참으로 황당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럴싸합니다.

내용인즉, 영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국왕의 한명으로 손꼽히는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이, 실은 '남자'
였다는 거죠. 남자이긴 남자였는데 불행히도 '안드로겐 내성 증후군'이라는 희귀병에 걸려 있어서,
성 염색체는 XY이지만 남성 호르몬이 제 역할을 못하는 관계로 몸이 여성화되어 버렸다는 겁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인간의 몸은 여성이 기본형이기 때문에, 남성 호르몬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면 기본 프로그램에 따라서 여성화가 진행되어버린다고 하죠.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이 보여준 그 엄청난 카리스마와 결단력, 그리고 평생토록 결혼하지 않고 독신
으로 산 이유, 내연의 관계에 있는 애인은 많았지만 끝내 임신하지 않았던 까닭이 모두,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이 사실은 여성화된 남자였다는 것으로 설명된다는데... 저 증후군에 따른 성 정체성 혼란
으로, 여왕이 측근에 잘생긴 귀족 남자들을 선호하고, 하다못해 궁녀로 채용할 때도 외모를 굉장히
중시했다는 것입니다.

그럴싸한 상상력이긴 하지만, 그 바탕에는 '당시 여성으로서 끝내 결혼하지 않은 건 뭔가 이상하다'
'여성이 그런 단호한 결단력과 굳은 의지를 보여줄 수 있을리가 없다'는 편견적인 사고 방식이 짙게
깔려 있는 것 같아 일단 거부감이 듭니다. 하긴, 당시 가장 충성스럽고 능력있는 신하의 한명이었던
윌리엄 세실 같은 정치가도 그런 편견에서 벗어나기 어려웠으니 말할 것도 없겠죠.

저렇게 막 갖다 붙여도 된다면야, 다른 남자왕들, 가령 사자심왕 리처드가 사실은 남장 여자였으며,
살라딘과 애증으로 얽힌 연인 관계였다고 해도 할말이 없지 않는지... 하여튼 저도 황당한 발상으로
주위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하기로 유명한데, 세상에는 저 같은 건 우스워 보일 만큼 대단한 발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듯합니다. 역시 세상은 넓군요.

PS) 덧붙이면, 개인적으로, 엘리자베스 1세 여왕, 나이팅게일 여사, 그리고 로절린드 프랭클린 박사
를 영국 역사의 3대 여걸로 꼽습니다. 물론 나름대로 인간적인 약점이 없는 건 아니지만, 하나같이
본받을 만한 위인들이죠.
by 고독한별 | 2008/01/27 00:19 | 잡담/토론/기타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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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소울이터 at 2008/01/27 00:32
아, 아더왕은 여자가 맞다느....(퍽!) by Fate&Stay Night
Commented by 나이브스 at 2008/01/27 00:36
뭐 실제 그걸 근거로 만든 영화도 있었죠
Commented by siguld at 2008/01/27 11:28
그래도 히틀러가 여자였다는 것보다는 낫지 않습니까?
...그건 그렇고 성정체성 이외의 다른 이유로 다 설명할 수 있는 사실을 저렇게 바꿔놓는 것도 재주라면 재주입니다. 저자가 유사과학을 신봉하는 사람인 것 같기도 합니다.
Commented by rumic71 at 2008/01/27 14:37
나폴레옹 여성설도 있었지요. 엘리자베스 여왕이 사실은 결혼했었다는 음모론도 있었고.
Commented by 고독한별 at 2008/01/27 15:40
여포가 사실은 로리 소녀였다는 음모론도 있죠. (여포코짱~ 퍼퍼퍼퍼퍼퍼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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