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 밑에서 일하는 어시스턴트에 대한 특집 기사가 눈에 띄더군요.

만화가 어시스턴트가 '미래의 선생님'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 (다이아몬드 온라인 기사)

일본의 한 인터넷 신문에서 '만화가 어시스턴트(조수)'에 대한 특집 기사를 실었더군요.
10페이지나 되는 장문의 기사라서 저도 대략 훑어보았을 뿐입니다만, 최근 만화 산업의
경쟁이 격화되는 바람에, 만화가 자신도 생존경쟁이 치열하지만 그 밑에 있는 어시스턴
트도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다고 운을 띄우고 있네요. 노동 시간은 길지만 수입은 적고,
고용 상태도 불안정. 정식 만화가로 독립할 수 있다는 보증도 없으며, 설사 정식 만화가
가 되었다고 해도 일이 없어지는 바람에 다시 다른 만화가의 어시스턴트로 돌아가는 경
우도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대형 출판사의 메이저 소년 잡지에서 연재 만화를 그리고 있던 만화가도 연재가
중지되고 일이 없어져 다른 만화가 아래에서 어시스턴트를 하게 된 사례가 있다는군요.
또 슬럼프에 빠진 과거의 히트 만화가가 일이 없어지는 바람에 남의 어시스턴트를 하는
등, 원래는 독립된 만화가였으나, 현재는 어시스턴트 일을 하는 사례는 셀 수가 없을 정
도랍니다.

이 기사에서는 한 여성 어시스턴트의 사례를 집중적으로 추적하고 있는데요. 만 30세인
'다나카'씨는 전문학교에 다니던 20세쯤부터 어시스턴트를 시작하여, 지금은 약 10년의
경력을 지니고 있답니다. 프리랜서이니 만큼 수입은 불안정하고 많을 때는 한달에 30만
엔 정도 벌 수 있지만 적으면 7-8만엔 버는 것이 고작이라고 합니다. 1년 동안 버는 돈은
300만엔을 넘은 적이 한번도 없으며, 150만엔 이하일 때도 있다네요.

요즘에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 '새로운 매체'를 통해 데뷔하는 사례가 증가하여,
만화가의 숫자는 증가하고 있지만, 메이저 만화 잡지와 비교해서 이런 새로운 매체들은
'격이 낮은 것'으로 취급받기도 한답니다. 새로운 매체의 만화 원고료는 메이저 잡지에
비하면 아무래도 싸다는군요. 따라서 이런 매체에서 만화를 그리는 것만으로는 생계를
꾸려나갈 수가 없고, 결국 새로운 매체에서는 '만화가 선생님'이더라도 다른 한편으로는
메이저 잡지에서 활약하는 만화가들의 어시스턴트를 해야 하는 모양입니다.

다나카씨의 경우도 새로운 매체에서 만화를 그리는데, 1페이지에 4천엔씩 받는답니다.
배경을 포함하면 1페이지를 그리는데 3일 걸리니까, 하루 평균 1천엔 남짓인 셈. 자신의
작품으로는 1년에 30만엔도 못벌 정도라서 어시스턴트도 계속하고 있답니다. 이런 식으
로 새로운 매체의 등장 덕분에 '만화가'라고 불리는 사람들 사이에도 격차가 커졌다네요.
그런 와중에서도 꾸준히 잘 나가는 만화가들은, 재능, 노력, 운, 어시스턴트에 대한 배려,
셀프 프로듀스하는 힘 등에서 수준이 높아 왜 잘 나가는지 이해할 수가 있더랍니다.

기사의 주역인 다나카씨가 지금까지 어시스턴트를 하면서 모신 만화가는 2-3명. 10년쯤
전, 당시 30대 중반이던 잘 나가는 여성 만화가 밑에서 어시스턴트 생활을 처음 시작했다
고 합니다. 통상 고용주인 만화가가 어시스턴트의 수입을 결정하는데 '일하면 일할수록
본래 받을 수 있는 돈의 액수가 줄어드는 임금체계'라고 합니다. 그 잘 나가는 여성 만화
가 선생님 밑에서 일할 때에는, 마감 직전에 바쁠 경우, 1일 24시간 근무로 일급 8천엔이
었다고 하는데요. 월 수입으로 따지면 12만엔 정도랍니다. 만화가는 '날짜를 많이 주기
때문에 일급의 액수는 내린다'고 말했다네요.

당시 그 만화가는 하는 일이 워낙 많아서 어시스턴트가 4-5명 있었는데, 말다툼이 끊이지
않았다고 하며, 결국 차례차례 그만두었답니다. 다나카씨도 여러번 야단을 맞았다는군요.
그래도 성격이 나쁜 건 아닌지, 그 만화가 선생은 다나카씨를 걱정하여 '우리집에서 생활
하면 어떠냐? 아파트 집세를 내지 않아도 되잖아?'라는 제안을 하기도 했는데, 다나카씨
는 무서워서 거절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재능이 풍부하고 노력도 많이 하며, 무엇보다도
만화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있어서, 왜 인기 만화가인지 이해할 수가 있었답니다.
그 여성 만화가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인터넷에서 화제를 뿌리면서 활약하고 있다는데...
과연 누굴까요?

다나카씨는 가끔씩 일이 바쁜 만화가의 작업실로 '헬프 어시스턴트'를 가는 경우도 있답
니다. 어시스턴트들 사이에도 리더격인 치프 어시스턴트와, 그 밑에서 일하는 서브 어시
스턴트 등 서열이 있다고 하는데요. 일이 바쁠 때 임시로 고용되는 '헬프 어시스턴트'는
그야말로 임시 일용직과 비슷한 느낌이랍니다. 한번은 헬프를 갔더니만, 화장실에 작은
메모지가 빽빽하게 붙어 있었는데 거기에 깨알같은 글씨로 업무 설명이 쓰여져 있었다
고 하네요. 워낙 어시스턴트가 자주 그만두는지라, 새로 들어오는 사람에게 일일이 업무
내용을 설명할 수가 없어서 만화가가 아예 화장실 벽에 써붙여 놓은 듯하다는군요.

또 어떤 여성 만화가의 작업실에 갔더니만, 복도에 만화가가 기르고 있는 고양이의 배설
물이 널려 있지를 않나, 주방에는 며칠 전에 사용한 식기가 그대로 쌓여 있지를 않나, 엉
망이었다고 합니다. 그러한 작업실에서는 우수한 어시스턴트가 오래 근무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메이저 만화가 밑에서 메인 어시스턴트로 오래 일한 우수한 인재들 가운데에는,
도쿄도내에 자기 집을 구입한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요즘에는 만화가는 늘어나는 반면,
어시스턴트는 줄어들고 있어서, 유명한 만화가의 치프 어시스턴트는 한달에 50만엔에서
60만엔까지 벌기도 한다네요. 물론 그런 사람은 여기저기 작업실에 탐을 낼 정도로 뛰어
난 인재라는 거죠.

다나카씨의 설명에 따르면, 스탭이 분담해서 그리는 만화에서, 만화가는 캐릭터를 그리는
것에 전념하고, 어시스턴트는 주로 배경 등을 그린답니다. 배경만 놓고 보면, 만화가 이상
으로 능숙하게 그리는 어시스턴트도 있다네요. 드물게는 어시스턴트가 아예 메인 캐릭터
전부를 그리는 사례도 없지는 않답니다. 만화를 그리는 것에 열정을 잃고 상당 부분을 어시
스턴트에게 맡겨 버리는 만화가도 있지만, 정직한 만화가는 그렇게 하지 않는답니다. 그런
정직한 만화가 밑에서 일하는 어시스턴트는 수준도 높고 오래도록 안정적으로 일을 한다는
군요.

또 남성 만화가가 여성 어시스턴트에게 '함께 여행을 가자'고 권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에 절대 권력자인 '만화가 선생님' 앞의 약자인 여성 어시스턴트는 거절하기가 어려운
모양입니다. 다나카씨가 목격한 바에 따르면, 그 여행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서로 거북
해져, 결국 어시스턴트가 그만둔 사례도 있다고 하네요.

한편, 어시스턴트를 안정적으로 길게 하는 것도 나름대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어서, 그런
상태에서도 어찌어찌 생계를 꾸려나갈 수 있기 때문에, 언젠가 어엿한 만화가로 독립하고
싶다는 꿈을 단념해 버리려는 유혹에 빠질 수도 있는 모양입니다. 기사의 주역인 다나카씨
도 메이저 잡지의 숫자는 한정되어 있지만 어떻게든 그 안에 들어가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네요. 실제로 기회도 몇번 있었으나, 여러가지 타이밍이 나빠서 놓쳐버렸답니다.

기사에서는 이런 다나카씨의 사례를 바탕으로 독립된 만화가를 꿈꾸는 어시스턴트를 위한
충고도 몇가지 제시하고 있는데요. 첫째, 현재 자신이 모시고 있는 '만화가 선생님'을 중시
하면서. 그 선생님에게 적극적으로 자신을 어필하고, 계속해서 위쪽으로 올라가려고 노력
하는 것. 둘째, 사람이 해당 분야에서 성공할지 여부는 대개 30세 정도에서 정해지는데, 그
때쯤 어떠한 형태로든 두각을 나타낸다면 성공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으므로, 기회를 앞에
두고 스스로 단념해 버리지 말 것. 만화가와 동료 어시스턴트를 잘 관찰하여 자신의 수준을
파악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셋째, 재능과 감성이 혹사 당하는 어시스턴트 생활이 힘들겠지만, 그래도
불만을 참고 일에 매진할 것. 만사에 비판적이고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에게 성공과 행운은
찾아오지 않는 법이라고 하네요. 잘 나가는 만화가의 영광 아래에는 이렇게 미래의 성공을
꿈꾸면서 열심히 일하는 어시스턴트들이 있는 거로군요. 흥미로운 기사 같습니다.

덧글

  • Neris 2012/12/12 20:15 # 삭제 답글

    바쿠만에서 본내용을 압축 시킨거 같내요...
  • 데프콘1 2012/12/12 20:25 # 답글

    우리보단 나은건가요?
  • gmltjr605 2012/12/12 22:02 # 삭제 답글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
  • iiiii 2012/12/12 22:35 # 답글

    잘나가는 만화가 밑에서 어시스턴트를 해도 연봉이 600이라;; 돈만보면 최하계급인 평사원(비정규포함) 남자가 38세경에 받는 연봉 500전후(전국평균치)랑 차이가 없는데.. 쇼킹하네요. 바쿠만 조차도 현실을 미화한 느낌이.. 퍽
  • la+ 2012/12/12 22:44 # 삭제 답글

    바쿠만 스토리 ㅋ
  • Rohan 2012/12/12 22:48 # 삭제 답글

    국내에는 만화가 꿈꾸다 어시할 자리도 없어서 애니메이터 하청업체에 계신분들이 은근 많죠..
  • 랩터 2012/12/13 04:23 # 삭제 답글

    리얼 바쿠만...
  • 루츠카 2012/12/13 16:49 # 삭제 답글

    주간소년점프 만화가 어시스턴트들은 그래도 나을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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