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잠깐 언급한 것처럼 어렸을 때 미국으로 이민간 친척 동생(남자)이 있는데요.
이 친구가 약혼녀를 데리고 한국으로 놀러와서 며칠 놀다가 즐겁게 미국으로 돌아갔습
니다. 얘기를 나누어 보니 포부가 상당히 컸습니다. (아, 물론 저하고만 시간을 보낸 건
아니고, 한국에 있는 친척들을 만나기 위해 아주 바쁘게 돌아다니더군요.) 미국에서 대
학을 졸업하고 '구글'에 입사해서 열심히 일하다가, 결혼해서 집을 사려면 돈이 더 필요
하다는 생각에 따라,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연봉을 대략 3천만원쯤 더 준다는 새로운 직
장으로 옮겼다고 하던데요. (새로운 직장이 어디인지까지는 못 물어봤습니다.)
제가 '다들 들어가고 싶어하는 구글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다니 아깝다'라고 했더니만,
자기도 잘 안다고 하더군요. 구글이 확실히 일하기 좋은 곳이라는 건 잘 알지만, 집을
사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돈이 더 필요하다는 겁니다. 지금은 실리콘 밸리 근처에서 매
달 2천 달러를 집세로 내고 산다는데요. 앞으로 어느 정도 돈이 모이면 은행에서 대출
받아서 집을 살 생각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려면 여전히 돈이 더 필요하답니다. 연봉
을 좀더 많이 주는 직장이 있다면 또 옮길 생각이라더군요. (잘 꾸며진 정원이 있고 인
테리어가 잘된 단독 주택을 사는 게 꿈인 것 같았습니다.)
새로운 직장이 어디인지는 못물어봤지만,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는 물어봤는데요.
자신이 '컴퓨터 시스템 분석가'라고 하더군요. 구글과는 여전히 좋은 관계인 듯, 원한
다면 언제든지 다시 돌아오라고 가끔씩 연락이 오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본인은 일단
집을 사고 생활이 안정된 후에나 생각해 보려는 것 같습니다. 올해 안에 결혼할 생각
인데, 결혼하고 나서도 당분간 아이도 낳지 않고, 부부 둘이서 절약하면서 오직 저축
에만 전념할 생각이라고 합니다. (생각보다 집에 대한 욕심이 강하더라고요. 어쩐지
상당히 가정적인 성격인 것 같기도 했습니다.)
그 친척 동생이 데리고 온 약혼녀는 중국계인데, 영어보다 중국어를 더 잘하더라고요.
꽤 미인이었습니다. 원래는 둘다 아직은 결혼할 생각이 없었는데, 어쩌다 소개를 받아
한번 만나보고는 서로 완전히 홀딱 반해서 (집안의 반대가 있었음에도) 약혼하고 결혼
준비중이랍니다. 사람의 인연이란 정말 모르는 거로군요. 얘기를 들어보니, 약혼녀 집
안이 상당한 갑부로 사회적 지위도 높고 엄청난 저택을 소유하고 있답니다. 문자 그대
로 '오죠사마'였습니다. 거기다 외동딸이랍니다. 완전히 금지옥엽으로 자랐다고 하더
라고요. (후덜덜덜)
어쩌면 처가집이 그렇게 부자라서, 더더욱 돈을 모아 집을 사야 겠다는 절박함에 사로
잡혀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처가집에서는 처음에 딸이 이왕이면 어딘가 재벌가 도련
님하고 결혼해주었으면 해서 약혼을 반대했으나 둘이 서로 너무 좋아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승락했다고 합니다. (친척 동생네 집은 아주 가난하지도 부유하지도 않은 중산
층 수준이죠. 대학교 학비는 전액 장학금을 받았답니다.) 좋은 직장에서 돈을 많이 받아
가며 일하면 아무 걱정도 없을 것 같은데, 본인은 이래저래 뭔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
같더라고요. 나중에 집을 사면 꼭 놀러오라고 하기에 그러겠다고 했습니다.
여하튼 약 20년만에 보니까 정말 반갑더군요. 저보다 어린 친구가 오히려 어릴 때 같이
놀던 시절의 추억을 더 많이 기억하고 있어서 좀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제 기억 속에서
는 완전히 어린 아이인데, 이제는 그야말로 실리콘 밸리의 엘리트 직장인 포스(?)가 물
씬 풍기더라고요. 세월이란 참 무서운 겁니다.
PS) 아참, 그 친척 동생이 요즘 일본어를 배운다기에 '혹시 일본 애니메이션도 보느냐?'
하고 물었더니만, 종종 본답니다. 요즘은 바빠서 많이 못보지만, 이누야샤, 나루토, 드래
곤볼, 건담 같은 작품을 좋아한다고 하더군요. 특히나 에반게리온을 아주 좋아한답니다.
이 정도면 무난하고도 일반적인(?) 애니메이션 팬이라고 해야 하려나요? (헐헐)
PS2) 깜빡 잊을 뻔했습니다만,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이 동생은 워낙 어렸을 때 미국으
로 간 터라 한국어는 사실상 전부 잊어버렸다고 합니다. 유일하게 알고 있는 단어가 '형'
이라더군요. 이번에 저를 만나러 오면서 특별히 한국어 한문장을 열심히 공부했다고 하
던데요. 그게 뭐냐고 물었더니, 신중하게 또박또박 발음해가며 다음과 같이 말하더군요.
"형, 왜 여자 친구 없어?"
이 친구는 미국에서부터 그게 그렇게 궁금했나 봅니다. 뭐, 그냥 웃어넘겼습니... (퍼퍽)
이 친구가 약혼녀를 데리고 한국으로 놀러와서 며칠 놀다가 즐겁게 미국으로 돌아갔습
니다. 얘기를 나누어 보니 포부가 상당히 컸습니다. (아, 물론 저하고만 시간을 보낸 건
아니고, 한국에 있는 친척들을 만나기 위해 아주 바쁘게 돌아다니더군요.) 미국에서 대
학을 졸업하고 '구글'에 입사해서 열심히 일하다가, 결혼해서 집을 사려면 돈이 더 필요
하다는 생각에 따라,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연봉을 대략 3천만원쯤 더 준다는 새로운 직
장으로 옮겼다고 하던데요. (새로운 직장이 어디인지까지는 못 물어봤습니다.)
제가 '다들 들어가고 싶어하는 구글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다니 아깝다'라고 했더니만,
자기도 잘 안다고 하더군요. 구글이 확실히 일하기 좋은 곳이라는 건 잘 알지만, 집을
사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돈이 더 필요하다는 겁니다. 지금은 실리콘 밸리 근처에서 매
달 2천 달러를 집세로 내고 산다는데요. 앞으로 어느 정도 돈이 모이면 은행에서 대출
받아서 집을 살 생각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려면 여전히 돈이 더 필요하답니다. 연봉
을 좀더 많이 주는 직장이 있다면 또 옮길 생각이라더군요. (잘 꾸며진 정원이 있고 인
테리어가 잘된 단독 주택을 사는 게 꿈인 것 같았습니다.)
새로운 직장이 어디인지는 못물어봤지만,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는 물어봤는데요.
자신이 '컴퓨터 시스템 분석가'라고 하더군요. 구글과는 여전히 좋은 관계인 듯, 원한
다면 언제든지 다시 돌아오라고 가끔씩 연락이 오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본인은 일단
집을 사고 생활이 안정된 후에나 생각해 보려는 것 같습니다. 올해 안에 결혼할 생각
인데, 결혼하고 나서도 당분간 아이도 낳지 않고, 부부 둘이서 절약하면서 오직 저축
에만 전념할 생각이라고 합니다. (생각보다 집에 대한 욕심이 강하더라고요. 어쩐지
상당히 가정적인 성격인 것 같기도 했습니다.)
그 친척 동생이 데리고 온 약혼녀는 중국계인데, 영어보다 중국어를 더 잘하더라고요.
꽤 미인이었습니다. 원래는 둘다 아직은 결혼할 생각이 없었는데, 어쩌다 소개를 받아
한번 만나보고는 서로 완전히 홀딱 반해서 (집안의 반대가 있었음에도) 약혼하고 결혼
준비중이랍니다. 사람의 인연이란 정말 모르는 거로군요. 얘기를 들어보니, 약혼녀 집
안이 상당한 갑부로 사회적 지위도 높고 엄청난 저택을 소유하고 있답니다. 문자 그대
로 '오죠사마'였습니다. 거기다 외동딸이랍니다. 완전히 금지옥엽으로 자랐다고 하더
라고요. (후덜덜덜)
어쩌면 처가집이 그렇게 부자라서, 더더욱 돈을 모아 집을 사야 겠다는 절박함에 사로
잡혀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처가집에서는 처음에 딸이 이왕이면 어딘가 재벌가 도련
님하고 결혼해주었으면 해서 약혼을 반대했으나 둘이 서로 너무 좋아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승락했다고 합니다. (친척 동생네 집은 아주 가난하지도 부유하지도 않은 중산
층 수준이죠. 대학교 학비는 전액 장학금을 받았답니다.) 좋은 직장에서 돈을 많이 받아
가며 일하면 아무 걱정도 없을 것 같은데, 본인은 이래저래 뭔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
같더라고요. 나중에 집을 사면 꼭 놀러오라고 하기에 그러겠다고 했습니다.
여하튼 약 20년만에 보니까 정말 반갑더군요. 저보다 어린 친구가 오히려 어릴 때 같이
놀던 시절의 추억을 더 많이 기억하고 있어서 좀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제 기억 속에서
는 완전히 어린 아이인데, 이제는 그야말로 실리콘 밸리의 엘리트 직장인 포스(?)가 물
씬 풍기더라고요. 세월이란 참 무서운 겁니다.
PS) 아참, 그 친척 동생이 요즘 일본어를 배운다기에 '혹시 일본 애니메이션도 보느냐?'
하고 물었더니만, 종종 본답니다. 요즘은 바빠서 많이 못보지만, 이누야샤, 나루토, 드래
곤볼, 건담 같은 작품을 좋아한다고 하더군요. 특히나 에반게리온을 아주 좋아한답니다.
이 정도면 무난하고도 일반적인(?) 애니메이션 팬이라고 해야 하려나요? (헐헐)
PS2) 깜빡 잊을 뻔했습니다만,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이 동생은 워낙 어렸을 때 미국으
로 간 터라 한국어는 사실상 전부 잊어버렸다고 합니다. 유일하게 알고 있는 단어가 '형'
이라더군요. 이번에 저를 만나러 오면서 특별히 한국어 한문장을 열심히 공부했다고 하
던데요. 그게 뭐냐고 물었더니, 신중하게 또박또박 발음해가며 다음과 같이 말하더군요.
"형, 왜 여자 친구 없어?"
이 친구는 미국에서부터 그게 그렇게 궁금했나 봅니다. 뭐, 그냥 웃어넘겼습니... (퍼퍽)
태그 : 세월무상
덧글
그나저나 에반게리온의 인기는 정말 대단하군요 ^ㅇ^
맨 마지막 몸쪽 꽉찬 돌...아니 핵직구가....슬프네요....
미안해요.; 넘 대놓고 이렇게 웃음 안되는데 ;;;;
그래도 너무 웃겨요 한별님 사촌동생 ㅎㅎㅎㅎㅎ
그건 그렇고,
사실 유학이란 자체가, 진짜 독한맘먹고 스스로 알바하며 학비 다 벌어가며 이성이고 뭐고 아무것도 신경안쓰고 오직 일/공부만 하는 소수의 대단한 사람들을 제외하곤 , 대부분 물론 공부도 어느정도 하지만, 집에 그래도 유학보내줄 돈이 어느정도 있어야만 오는것이 현실이고...특히 동양계사람들은 자식들이 성인이 되어도 부모님에게 의존적인 경제생활을 하기 때문에 거의 90%가 집에서 유학지원을 받죠. 거기다가 중국은 1가구 1자녀 정책으로 모든 자식들이 전부 외동딸,외동아들이어서, 금지옥엽으로 크지 않은 딸을 찾는게 오히려 더 힘들겠죠.
이 이야기는 갑자기 왜 했나 모르겠네요.. 아마도 여자친구가 없는 한별님 처지를 웃어서 미안함에 쓸데 없는 말을 한듯합니다 ㅎ ㅓ ㅎ ㅓ ㅎ 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