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1월에 '프리잉'(FREEing)에서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피그마 석고 버전을
발매한다고 합니다. 과거에도 '생각하는 사람' 피그마 상품 정보가 나온 적이 있습
니다만, 이번에는 '석고 버전'이라고 하여 새로 나오는 모양입니다. 가격은 세금 별
도로 3980엔.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대략 3만 6천원쯤 되네요.


같은 2016년 1월에는 '밀로의 비너스' 피그마도 발매된답니다. 피그마 답게 관절이
있는 팔다리 부품도 주는 모양인데요. 포즈가 참 모에하군요. 일웹에서는 '따지고
보면 모에한 미소녀 피규어의 먼 조상님!'이라는 농담도 보였습니다. 가격은 세금
별도로 4444엔.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대략 4만원쯤 된답니다.
덧글
사진과 마찬가지로 위험한 것으로 취급하여 사진을 올리기를 꺼리는가 하는
말씀인가요? (제가 취지를 맞게 이해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뭐, 이런 문제는 사람마다 생각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100% 의견 일치는
어렵겠습니다만, 일단 제가 사진을 올리길 꺼린 것은, 저 피규어를 예술 작품
원본이 아닌 '2차 창작 패러디물'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관절이 달린 팔다리를
부착하여 재미있는 포즈를 다양하게 취할 수 있도록 각색되었으니 2차 창작의
정의에 딱 맞지 않을까 싶었던 거죠.
박물관에 전시된 밀로의 비너스 원본이나, 그 예술성을 잘 살려서 복제한 복
제품이라면 (어린 학생들이 보는 미술 교과서에서 사진이 실릴 정도이니) 상
반신 노출이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있겠으나 2차 창작 패러디물도 과연 문제가
없을까 하고 망설여지더군요. 그래서 여러가지로 자문자답을 해보았습니다.
만약 일본의 일러스트레이터가 '밀로의 비너스'를 패러디한 상반신 노출 일러
스트를 트위터에 올린다면, 그게 마음에 든다고 블로그에서 소개할 수 있을까?
만약 일본의 피규어 제작사에서 '밀로의 비너스'를 섹시하게 각색한 (피부색을
살색으로 바꾸고 가슴을 강조하는 등) 패러디 피규어를 발매한다면, 그 사진을
블로그에서 소개할 수 있을까?
다른 사례로, 보티첼리 비너스의 탄생 같은 예술 작품의 얼굴만 러브라이브나
케이온 같은 인기 애니메이션의 캐릭터 얼굴로 바꾼 패러디 합성 그림이 있다
면, 얼굴을 제외하면 예술 작품 그대로이니 괜찮다면서 그걸 블로그에서 소개
할 수 있을까?
... 등등 여러가지로 자문자답을 해보았습니다만, 저의 대답은 '아무래도 마음
에 걸린다'였습니다. 아무리 유명 예술 작품을 패러디했다고 해도, 원본이 아닌
2차 창작물인 이상 상반신 노출 사진이나 그림을 그대로 올리는 건 영 꺼림칙한
일이라는 것이 제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또다시 몸을 사리는 쪽을 선택하여 상반신 정면 사진을 올리지 않
기로 한 겁니다. 상반신 정면 사진이 없어도 어떤 피규어인지 보시는 분들께서
대충 짐작하실 수 있으리라는 점도 고려했고요.
뭐, 제가 좀더 용기가 있다면, '예술 작품을 패러디한 것이니, 상반신 노출 정도
는 문제가 없지 않을까? 나중에 누가 문제시하면 그렇게 대답하면 되겠지!'하고
과감하게 사진을 올렸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수년전의 사진이나 그림까지 난데
없이 문제가 되어 이글루스 운영측에서 '회원님의 포스팅이 비공개 처리되었습
니다'라고 메일이 날아오는 경우가 있다 보니, 저로서도 자꾸만 몸을 사리게 됩
니다. 이점은 부디 이해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아는 한, 밀로의 비너스를 검열하는 포털은 없습니다. 이번에
저를 고민하게 만든 건, 저게 밀로의 비너스 원본이 아닌 2차 창작
패러디물이라는 점에 있다고 길게 글을 쓴 것인데, 전혀 다른 말씀
을 하시면 제가 헛수고를 한 건가 싶어 무척 괴롭네요. or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