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서 한국에서는 SF가 유행하지 않는 것인가? (IT 미디어 기사 보기)
2015년 8월 29일 - 30일에 개최된 '제 54회 일본 SF 대회'에서는 '한국 SF 입문'
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그 프로그램에서 한국측 전문가에 의해
발표된 내용이 일본쪽 인터넷 뉴스에 소개되었더군요. 그 발표에서는 '한국에서
지금까지 나온 SF로 분류되는 소설은 불과 책장 하나에 다 들어갈 정도'라는 언
급과 함께, 한국에서는 왜 이렇게 SF가 유행하지 않는 건지에 대한 분석이 제시
되었답니다.
기사의 내용에 따르면, 한국측 전문가는 '한국에서 SF가 유행하지 않는 이유'로
'유교 문화'의 영향을 들었다고 합니다. 즉, 공자는 '이상한 힘' '초자연적인 일'
을 말하지 않도록 가르쳤고, 그 영향으로 인해, 한국에서는 '지금'(즉, 현실)을
보는 사람이 대부분이며, 따라서 공상적인 소설은 '어른이 볼 게 아니다' '이상
한 이야기다'라고 받아들여진다는 취지의 분석이 제시되었다고 하네요.
그러면서 '2009 로스트 메모리즈' '지구를 지켜라' '괴물' '설국열차' '별에서 온
그대' 같은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한국에도 유명한 SF가 있잖아?'라고 생각할
지 모르겠으나, 그런 작품들은 한국에서는 'SF'가 아닌 '액션' '연애' '코메디'로
분류된다는 내용의 언급도 나왔다고 합니다. 또한 5년 정도의 세월에 걸쳐서 막
대한 예산을 투자하여 만든 SF 애니메이션 '원더풀 데이즈'의 대실패 사례도 소
개되었다고 하네요.
발표에서는 '한국에서는 SF 장르에서 1000권 팔리면 많이 팔리는 편'이라면서,
SF 잡지도 아직 존재하지 않고, 작품을 쓴다고 해도 실어주는 책이 없기 때문에
쓰는 사람이 적다는 언급도 나왔답니다. 다만, 일본에서는 SF 인구가 고령화되는
경향이 있는데 비해, 한국에서는 훨씬 젊은층이 중심이 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라
는 얘기도 나왔답니다.
우리나라에서 SF가 유행하지 못하는 게 '공자의 가르침'의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
그리고 언뜻 성공한 한국 SF 영화 (또는 드라마)처럼 보이는 작품은 사실은 SF라
는 장르가 아닌 다른 장르로 분류된다는 분석, 이런 분석을 여러분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설국열차'나 '괴물' 정도면 괜찮은 SF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은 SF로 분류되지 않는다니... 좀 놀랐습니다.)
http://www.comecon.jp/ja/program/sub/p54_5048.html
참고로, 이건 일본측 홈페이지에 올라온 해당 프로그램의 소개입니다.
2015년 8월 29일 - 30일에 개최된 '제 54회 일본 SF 대회'에서는 '한국 SF 입문'
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그 프로그램에서 한국측 전문가에 의해
발표된 내용이 일본쪽 인터넷 뉴스에 소개되었더군요. 그 발표에서는 '한국에서
지금까지 나온 SF로 분류되는 소설은 불과 책장 하나에 다 들어갈 정도'라는 언
급과 함께, 한국에서는 왜 이렇게 SF가 유행하지 않는 건지에 대한 분석이 제시
되었답니다.
기사의 내용에 따르면, 한국측 전문가는 '한국에서 SF가 유행하지 않는 이유'로
'유교 문화'의 영향을 들었다고 합니다. 즉, 공자는 '이상한 힘' '초자연적인 일'
을 말하지 않도록 가르쳤고, 그 영향으로 인해, 한국에서는 '지금'(즉, 현실)을
보는 사람이 대부분이며, 따라서 공상적인 소설은 '어른이 볼 게 아니다' '이상
한 이야기다'라고 받아들여진다는 취지의 분석이 제시되었다고 하네요.
그러면서 '2009 로스트 메모리즈' '지구를 지켜라' '괴물' '설국열차' '별에서 온
그대' 같은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한국에도 유명한 SF가 있잖아?'라고 생각할
지 모르겠으나, 그런 작품들은 한국에서는 'SF'가 아닌 '액션' '연애' '코메디'로
분류된다는 내용의 언급도 나왔다고 합니다. 또한 5년 정도의 세월에 걸쳐서 막
대한 예산을 투자하여 만든 SF 애니메이션 '원더풀 데이즈'의 대실패 사례도 소
개되었다고 하네요.
발표에서는 '한국에서는 SF 장르에서 1000권 팔리면 많이 팔리는 편'이라면서,
SF 잡지도 아직 존재하지 않고, 작품을 쓴다고 해도 실어주는 책이 없기 때문에
쓰는 사람이 적다는 언급도 나왔답니다. 다만, 일본에서는 SF 인구가 고령화되는
경향이 있는데 비해, 한국에서는 훨씬 젊은층이 중심이 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라
는 얘기도 나왔답니다.
우리나라에서 SF가 유행하지 못하는 게 '공자의 가르침'의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
그리고 언뜻 성공한 한국 SF 영화 (또는 드라마)처럼 보이는 작품은 사실은 SF라
는 장르가 아닌 다른 장르로 분류된다는 분석, 이런 분석을 여러분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설국열차'나 '괴물' 정도면 괜찮은 SF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은 SF로 분류되지 않는다니... 좀 놀랐습니다.)
http://www.comecon.jp/ja/program/sub/p54_5048.html
참고로, 이건 일본측 홈페이지에 올라온 해당 프로그램의 소개입니다.
덧글
Sf물이라는 인식이 중요한듯
유교의 영향이라기보다 꿈을 꾸는 것조차 막연한 현실이 문제가 아닐까 자책해 봅니다.
베스트셀러에 들어가는 부류가 자기계발서란 점도 있고...
중국만 해도 드디어 휴고상을 수상했고 일본도 실은 에도시대에 성리학이 중흥한 (그리고 그 성리학이
일본 국가주의의 기반을 제공한 어두운 역사도 있지만...) 엄연한 유학의 영향을 받은 나라인데
SF는 충실히 발전했지요.
실은 한국 SF의 퇴조를 말하기 전에 한국 서브컬처 전반의 문제를 지적하는 게 나았을 듯 합니다.
일본 개봉할땐 재더빙을 잘 해놔서 다른작품이라고 볼정도로 바뀌어서..
제작비를 본편에 다 쏟아붓는 바람에 광고할 예산이 남지 않았을수도..
기획을 진행한 전홍식입니다. SF&판타지 도서관 관장이죠.^^
비행기 시간 관계상 아직 일본에 있어서 소개된 걸 몰랐는데, 이렇게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기획 내용은 1시간 반에 이르렀기 때문에 굉장히 많은 내용이 진행되었는데, 위에 분 말씀대로 일본분들께는 유교가 매우 강조되어 들린 모양이군요.(사실은 '책을 안 읽고 읽을 시간도 없다.'라는걸 좀 더 강조했습니다만.^^) 내년에도 기획을 진행할 예정인데, 좀 더 많이 보완해야 겠습니다.
저로서는 일본에 한국의 SF를 소개한 것에 일단 만족합니다. 분석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이견이 있을 것이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다양한 의견이 오가야 그만큼 토의가 이루어지고 의견 자체도 발전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다만, 한국SF가 퇴조했다고 이야기한 일은 없습니다. 분명히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젊은만큼 힘이 있고 발전할 가능성이 많다라고 말했지요(사실은 제가 아는 분과 함께 번역해서 가져간 한국 SF 소설을 읽은 분들의 평이기도 합니다만.)
어찌되었든, 이런 얘기에 좀 더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다음 SF 대회 때는 저말고 다른 분도 참여하지 않겠습니까? 굉장히 즐겁고 재미있는 자리랍니다.^^ 물론 한국에서 그러한 행사를 여는 것도 중요하지만 말입니다.(일단 내년에 개최를 준비 중이니, 그 자리에 각자 오셔서 이야기하시면 좋겠습니다. 저 이외에도 많은 SF 팬들이 참여하겠지만요.)
아참, 조이SF에 본 포스팅의 상당 부분을 그대로 복사해서 올리신 분. 1차 출처
는 IT 미디어의 기사입니다만, 본 포스팅은 해당 기사의 내용을 보고 나름대로
정리해서 올린 것이므로, 작은 수고를 인정해 주신다면, 제 블로그를 2차 출처로
표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SF가
왜 안통하는 지는 잘설명을 못하겠습니다만 한국인들은 가공 설명등에서도 처철하게 현실적인걸 반영해서 라고 봅니다. 예를들어 작품 설정에서 일본은 대체로 주인공이 선이든가 선에 가깝게
표현돼는데 한국은 중립에서 선인지 악인지 애매모호 한편이 많다고 봅니다(특히 영화)
그리고 역사관련도 중요하게 여기죠.
'가상'을 별로 보고있지 않는것 같습니다.
저희 집은 이른바 '종가댁'입니다. 오래 전부터 이런 쪽의 여러가지를 많이 보고 자랐는데, 한국의 어르신들 사이에서 유교의 영향이 강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습니다.
물론 지금 이 순간만을 보고 있는건 유교의 영향만은 아니지만, 그걸 무시할 수 없다고 할 수 없겠지요. 게다가 한국은 미래를 대비할 필요성이 작은 나라이기도 했습니다. 왕조가 500년, 600년씩 이어지면서 사회의 변화가 크지 않은 것도 있었지요.
한편으로 '책' 자체를 안 보고, 마음과 시간의 여유가 없기 때문에 취미 활동을 잘 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취미를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는 이도 많고, 소설 같은 책을 보는건 더더욱 시간 낭비로 생각하기도 하죠. 심지어 인문학과 관련된 책들조차 흥미가 있어서가 아니라 "필요해서" 보지 않습니까?
좀 더 자세한 것은 역시 일본 SF 대회 참가 내용에 대해 정리하면서 기술해야 겠네요.
위에 alberre님의 의견도 감사합니다.
(고독한별 님의 포스팅에서 제가 도움을 얻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