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애니메이션 팬들의 작품 판매량 집계에 대한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이번에 일웹에서는 특정 작품의 판매량이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너무 적게
나왔다거나 혹은 너무 많이 나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새삼 블루
레이 & DVD 판매량 집계 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데요.

잘 아시다시피, 일웹에서는 특정 작품이 성공했느냐 실패했느냐를 논할 때,
주로 오리콘 랭킹에서 제시한 추정 판매량을 이용하는 집계 방식 (제가 자주
소개하는 앳위키의 수치가 바로 그겁니다.)이 근거로 사용됩니다. 가령, 발매
첫주에 1만장을 판매하여 오리콘 랭킹 1위에 올랐다면 '초동 판매량 1만장'이
되고, 발매 둘째주에 3000장을 판매햐여 오리콘 랭킹 10위에 올랐다면 '누적
판매량 1만 3천장'이 되며, 발매 셋째주에는 오리콘 랭킹 밖으로 밀려났다면
실제로는 몇백장이 더 팔렸더라도 앳위키에서 소개하는 누적 판매량은 더이
상 늘어나지 않습니다.

이 작품은 판매량 5만장이 넘었으니 사회 현상급으로 히트했네, 이 작품은 1
만장이 넘었으니 대성공했네, 5천장이 넘었으니 그럭저럭 성공했네, 3천장이
넘었고 저예산이니 그럭저럭 손해는 안봤겠네, 3천장쯤 팔렸지만 작화 퀄리티
가 좋았으니 아무래도 적자겠네, 1천장도 안팔렸으니 폭사했겠네 운운하는 얘
기들, 전부 그 오리콘 랭킹을 이용한 집계 수치를 바탕으로 나오는 것입니다.

바로 그 오리콘 랭킹을 이용한 집계 방식으로는 '오버로드' 제 1권의 판매량
이 4724장으로 집계되었고, 'Charlotte' 제 1권의 판매량은 7406장으로 집계
되었는데요. 이 수치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 SSJ라는 별
개의 시스템을 사용하는 '파일웹'이라는 사이트의 집계 수치 ('오버로드'는
8427장, 'Charlotte'은 3353장)를 가져와서 이쪽이 더 정확하지 않겠느냐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인 겁니다.

확실히 느낌상으로는 오버로드가 8427장 팔렸다는 얘기가 좀더 그럴 듯하게
들리기도 합니다만, 그렇다고 일웹 사람들이 모두 SSJ 방식에 동의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단 'SSJ 방식이 오리콘 랭킹 방식에 비해 훨씬 정확하다'는 객관
적인 근거가 충분히 제시된 것도 아니고요. 그외에도 다음과 같은 반대도 나
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리콘 랭킹을 이용한 집계 방식이 불완전하다는 건 다들 잘 알고 있는 바이
다. 가령, 랭킹 최하위 작품의 판매량이 100장이라면, 99장 팔린 작품은 랭킹
외로 밀려나기 때문에 수치가 업데이트되지 않는 문제점이 있다. 하지만 그런
수많은 문제점이 있다는 걸 잘 알면서도 지금까지 작품의 성공과 실패를 논할
때 주로 오리콘 랭킹 방식을 기준으로 삼아왔는데,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숫자가 나왔다고 하여 갑자기 기준을 바꾸자는 게 말이 되느냐."

실제로 SSJ 방식으로 바꾸면, Charlotte의 판매량이 3353장으로 집계되는데,
이쪽은 Charlotte을 재미있게 봤다는 팬들이 동의하기 어려운 수치일 수도 있
습니다. 그외에도 SSJ 방식은 '헬로! 금빛 모자이크' 판매량을 믿을 수 없다는
반론도 나오는 실정입니다. 이렇게 팬들이 각자 자신이 좋아하는 또는 싫어하
는 애니메이션의 판매량을 논하는 모습을 가만 보면, 가끔씩 정치인이나 정당
에 대한 지지도 조사를 논하는 것 같다 싶을 때도 있다니까요.

종종 뉴스에서 보면, '국민의 뜻을 왜곡한 이번 경선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
'민심을 정확히 반영하는 여론 조사 방식은 도대체 무엇인가' 운운하는 논란
이 나오기도 하는데 집계 방식에 따른 판매량 차이에 대한 논란이 어쩐지 딱
그런 분위기로 전개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모두가 맞다고 인정하는 정답'을
알기가 굉장히 어렵다는 점에서도 비슷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서로 정
반대되는 정책을 주장하는 정치인이나 정당이 각자 '우리편이 국민 다수의 지
지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곤 하니 말입니다.)

그렇게 보면, 예나 지금이나 정치인 또는 정당들이 여론 조사 결과, 지지도 조
사 결과, 선거 결과에 대해 끊임없이 각종 불만을 제기하면서 자꾸만 '게임의
룰'을 고치자고 주장하곤 한다는 점에서, 그보다 훨씬 주먹구구식(...)으로 이
루어질 수밖에 없는 애니메이션 판매량 집계 방식에 대한 논란 또한 별다른
뾰족한 대책 없이 앞으로도 계속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령, 주로 사용되는
집계 방식을 바꾼다고 해도, 그게 100% 정답이 아닌 다음에야 (이건 일반인
팬으로서는 사실상 아는 게 불가능) 또다시 누군가 불만을 제기할테니까요.

결국에는 여러가지 집계 방식을 활용해 수치를 교차 검증해 가면서, 적당히
가려 듣는 것이 그나마 적절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랭킹상
중간쯤에 있는 작품들은 그냥 넘어가고, 위와 아래만 취하고 있습니다. 즉,
집계상 판매량이 1만장이 넘었다면 (설사 누락된 판매량이 있다고 하더라도)
대략 상업적인 성공, 집계상 판매량이 1천장이 안된다면 (설사 누락된 판매
량이 있다고 쳐도) 대략 상업적인 실패라는 식으로 대충 파악하면서 넘어가
는 거죠.

덧글

  • dd 2015/10/03 22:32 # 삭제 답글

    애니메이션 작품성과 상업성이 따로노는건 어제오늘일도 아니고 그냥 본인이 재밌게 보고 말면 되는건데 밑에 다른글에서는 이미 병림픽이....
  • ㅇㅇ 2015/10/03 22:33 # 삭제 답글

    이번에 누락 논란이 나오는 결정적인 이유는 그게 아니고요.
    오리콘 자료 공개 전에 아마존 위주로 해서 판매량 예측하는 통계자료가 있는데, 이거보다 덜 나와서 누락 얘기가 나오는 겁니다.
    저 예측 수치가 물론 틀리는 경우도 많지만, 틀린다 해도 "더 많이 나오는" 경우이지 덜 나오는 경우가 아니거든요.
    그런데 예를 들어 학교생활만 해도 3천은 넘긴다고 예측됐고, 다크니스도 7천은 넘긴다고 예측됐는데
    이것들보다 한참 못미치게 팔렸다고 하니 이상하단 의심이 들게되죠.
    그외에 "내 예상과 다르게 나왔다"고 하는 얘기들이야 그냥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불만이니 크게 의미는 없는 얘기...
  • 고독한별 2015/10/04 00:25 #

    사실 본문은 '누락 논란이 벌어지게 된 결정적인 이유'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이유 때문이든 이미 벌어지기 시작한 논란의 전개 양
    상 (SSJ 방식의 집계 자료와의 비교 등)에 대한 얘기라고 보시면 되겠습
    니다. 논란의 전개 양상이 아니라, 논란이 벌어지게 된 이유를 따지기 시
    작하면 완전히 다른 문제가 되겠죠.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생각을 조심스럽게 말씀드리자면, '아마존 판매
    량 예측과 다르다'는 근거를 제시하며 진지하게 토론을 하는 사람 보다는
    말씀하신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이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토론을 시작하고 주도한다면, 그냥
    크게 의미 없다고 넘어갈 수는 없겠지요.

    뭐, 어떤 현상이 벌어졌을 때 그 현상을 촉발시킨 결정적인 원인이 뭐냐
    하는 문제는 사람마다 판단이 다를 수밖에 없는 사안입니다만, 아마존
    판매량 예측 자료라는 게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사람도 많고,
    애초부터 일웹 사람들이 그렇게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해가면서 체계적
    이고 합리적으로 토론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마존 예측량과 실제 판매량 사이의 심한 차이가, 이번에
    유독 논란이 심해지게 만든 결정적인 이유라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네
    요. 물론 합리적으로 따진다면야, 그냥 막연하게 '내 예상과 다르다!'면
    서 논란을 일으키는 게 아니라, '아마존 판매량 예측 자료와 다르다!'는
    식으로 근거와 함께 문제를 제기하는 게 맞겠습니다만, 일웹 사람들은
    싸울 때 그렇게까지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싸움을 시작하지는 않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ㅇㅇ님께서 '일웹 사람들이 논쟁을 시작하는 이유'를 다소
    과대 평가(?)하신 듯 싶습니다.
  • 민트캔디 2015/10/03 22:38 # 답글

    옛날에 유포터블 대표가
    'BD 권당 만장이 안넘으면 적자다' 라고 한적이 있고
    아임즈 제작진이
    '이나리는 만장 데어라는 이만장이 넘었다' 라고 했습니다
    이 말을 듣고 비공식 랭킹은 그냥 재미로 봅니다 ㅋㅋ
    비공식 판매량으로 따지면 거의다 적자인데 배급사가 극악의 확률만을 믿고 스폰을 할리가요ㅋㅋ
  • Rohan 2015/10/03 23:59 # 삭제 답글

    오리콘 차트는 일본에서 음악등 여러 분야 판매량 조사에서 제일 공신력 있는곳으로 아는데 이런 논란이 생기니 신뢰성이 좀 의심가기도 하네요. 지난번 건담 G레코때의 실수도 있었고..
  • ㅇㅇ 2015/10/04 08:47 # 삭제 답글

    사실 아시다시피 판매량이 높아야 2기 (혹은 후속작) 가능성이 높아지는지라 판매량 결과라는건 굉장히 민감한 문제네요
  • 엑스트라 2015/10/04 09:08 # 답글

    현살상 오로지 판매량만이 인기도를 확인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데........
  • rumic71 2015/10/04 09:48 # 답글

    아니 메이커도 자기들이 얼마나 팔았나 모르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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