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도 Best 애니메이션 - 오프닝...
멋대로 정하는 2004년도 Best 애니메이션 시리즈. 오늘은 오프닝을 갖고 얘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뭐, 저는 원래 음악에 대해서는 완전히 문외한이나 다름없고, 오프닝 화면이 얼마나 노래와 박자를 잘 맞추어 구성되었느냐 어쨌느냐에 대해서도 별로 보는 눈이 없습니다. 그저 순전히 무식하게(?) 듣기 좋고 보기 좋으면 좋은 거라고 평가할 뿐이죠. 그런 단순무식한 기준에 근거해 봤을 때, 올 애니메이션 오프닝들은 나름대로 좋은 노래와 번득이는 재치가 돋보이는 수작들이 많았습니다만, 그중에서 굳이 Best 5를 뽑아본다고 한다면...

* 공동 5위: <로젠 메이든> OP - '금지된 놀이' *
하반기 최고의 화제작 가운데 하나였던 <로젠 메이든>의 오프닝. 화면도 화려할 뿐만 아니라, 주제곡도 어딘가 클래식한 느낌이 들면서도, 은근히 자극적인(?) 가사가 돋보이는 멋진 노래였습니다. 오프닝만 보면 꼭 무슨 심리 묘사가 심각한 예술 음악 영화 하나 나오는 건가 싶은 분위기죠. 실제로 본편에서 그런 분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만, 중간에 나온 개그 에피소드를 감안하면 어느 정도는 '속았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쿨럭) 그러나 이 작품의 클래식하면서도 화려한 매력이 잘 드러나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공동 5위로 선정했습니다.

* 공동 5위: <이 추하고도 아름다운 세계> OP - 'Metamorphose' *
세상의 추하고 아름다운 면에 대한 깊은 성찰을 바탕으로, 이 세상이 과연 지킬 가치가 있는 것인가 아니면 멸망해야 마땅한 것인가 하는 세기말적인 심오한 주제를 다룬 작품인 줄 알았더니만, 알고 보니 두 연인(?)의 사랑과 염장의 한판 해프닝이었더라(...)하는 (개인적으로) 허무한 감상을 남긴 작품입니다. (150%쯤 과장... 쿨럭...) 그러나 작품의 오프닝은 전체적으로 음침한 검붉은빛과 세기말적인 어두운 분위기가 돋보이는, 나름대로 상당히 괜찮은 수작입니다. 노래 또한 허탈한 분위기는 아니지만, 뭔가 암담한 가운데서 발버둥치는 듯한 느낌이 풍기는 명곡이죠. 개인적으로 수시로 반복해서 듣는 노래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래서 역시 공동 5위로 선정했습니다.

* 4위: <신 겟타 로보> OP - 'Dragon' *
일본식 음양 판타지와 열혈 거대 로봇 액션을 결합시킨 <신 겟타 로보>의 오프닝 'Dragon'... 그런 작품 분위기에 맞추어, 오프닝 역시 열혈 로봇물 분위기와 음양 판타지의 분위기를 절묘하게 결합시켰습니다. 처음 들었을 때에는 의외로 장중하고 차분한 분위기에 어째 이상하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만, 들으면 들을수록 은근히 피가 끓는 깊은 맛이 있더군요. 중간에 집어넣은 독경 소리 또한 판타지 분위기를 살리는데 일품입니다. 본편의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했을 뿐만 아니라, 겟타 고유의 끈끈한(?) 투쟁심이 밴 열혈 분위기를 잘 살렸다는 측면에서 개인적으로 꼽는 올해 Best 오프닝 4위로 선정했습니다.

* 3위: <신무월의 무녀> OP - 'Re-sublimity' *
올 하반기 최고 화제작, 아니, 문제작 가운데 하나인 <신무월의 무녀>... 그 오프닝은 'Re-sublimity'는 가수 KOTOKO 씨의 독특한 목소리와 신비로운 분위기의 노래가 잘 어울려진 수작입니다. 물론 오프닝 화면이 너무 복잡하고 정신이 없는데다 노래 박자와 제대로 들어맞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기는 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는 본편의 내용을 기막히게 압축해서 소개해 준 오프닝 내용상의 장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의 운명이라든지, 작품의 복합 장르로서의 성격, 주요 캐릭터들과 배경, 전생에 대한 암시 등등이 절묘하게 요약되어 있는 점은 상당한 걸작으로 손꼽힐 만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Best 오프닝 3위로 선정했습니다. (여느 해 같았으면 이정도만으로도 1위에 선정되었겠지만, 불행히도 올해는 이런 정도로는 어림없을 만큼 단연 기막힌 오프닝이 2개나 더 있습니다.)

* 2위: <월영 - Moon Phase> OP - 'Neko Mimi Mode(고양이 귀 모드)' *
역시 올 하반기 화제작 가운데 하나인 <월영>... 그 오프닝은, 소위 말하는 모에~한 장면들로 가득찬 화면도 화면이지만, 전대미문의 간단무결한 가사로 수많은 중독자를 양산한 희대의 괴작입니다. (오프닝 화면에 나오는 주인공 하즈키의 수많은 서비스씬들만 해도 엄청난 가치를 지니죠.) 흥겹고 단순한 반주에 맞추어 주인공 성우인 '사이토 치와' 씨가 엄청난 로리톤으로 '네코 미미 모드'를 비롯한 몇가지 간단한 말만 반복하는 노래같지도 않은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애니메이션 팬들이 저 노래를 듣고 중독되어 버렸다는 살아있는 전설이죠. 최소의 비용(?)으로 (애초부터 노린) 최대의 파괴력(?)을 낳았다는 측면에서, 월영 오프닝 '네코 미미 모드'를 올해의 Best 오프닝 2위로 선정합니다. (역시 다른 해 같았으면 압도적으로 1위에 선정되었겠으나, 올해에는 이것 조차 또 능가해 버린 걸작 오프닝이 있었습니다.)

* 1위: <엘펜리트> OP - 'Lilium' *
장중한 음악과 오페라 아리아를 연상시키는 예술적인 라틴어 보컬이 돋보이는 오프닝 'Lilium'... Lilium은 라틴어로 '백합(lily)'을 의미한다고 하죠? 예술적인 실험성이 돋보이는 건 노래 뿐만 아니라, 오프닝 화면 또한 작중 등장 인물들을 활용하여 아방가르드풍으로 멋지게 구성했습니다. (실제 화가들의 작품을 패러디했죠.) 그러면서도 등장 인물들의 슬픈 운명을 은근히 암시하면서 본편과의 연계성을 잃지 않는 등, 여러가지로 신경쓴 흔적이 돋보이는 걸작 오프닝입니다. 보기에 따라서는 민망해 보일 수 있는 누드씬들이, 이 오프닝에서는 상당히 예술적으로 그려져 있어 선정적이라기 보다는 아름다워 보입니다. 그런 장인 정신이 엿보인다는 측면에서, 올해 Best 오프닝으로는 여러 경쟁자들을 제치고 이 엘펜리트의 Lilium을 선정하기로 했습니다. 잔인성 등의 이유로 이 작품을 안 보신 분들이라도, 오프닝 만큼은 기회가 된다면 한번 보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상당히 추천할 만한 오프닝입니다.

그외에도 독특한 스타일의 <사무라이 참푸르> 오프닝이라든지, 가상 스탭진들을 활용해 꾸민 오프닝이 돋보이는 <초변신 코스프레이어> 오프닝, 전대물 분위기를 절묘하게 패러디하면서 중간에 한번 주역과 오프닝을 교체하는 이벤트를 선보인 <유성전대 무스메트> 오프닝, 신비로운 분위기가 돋보이는 <매드랙스> 오프닝, 그리고 활력넘치는 액션과 비트가 매력적인 <폭렬천사> 오프닝 등등, 올해에 쏟아져 나온 대량의 애니메이션 물량 속에서 멋진 오프닝도 상당히 많습니다. 내년에도 역시 애니메이션의 시작을 알리는 오프닝을 멋진 음악과 아이디어로 꾸민 걸작들이 쏟아져나오길 기대합니다.
by 고독한별 | 2004/12/27 00:43 | 2004년도 Best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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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akachan at 2004/12/27 17:09
전 에어 TV판 오프닝이랑 매드렉스 오프닝이 제일 괜찮더군요.
Commented by oracle at 2004/12/27 18:10
전 로젠메이든에 한표.
Commented by chelsea at 2004/12/29 06:00
역시나 네코미미 모드 (헛;)

전 미도리의 나날, KURAU 팬텀 메모리, 로젠 메이든, 마법소녀 리리컬 나노하의 오프닝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는 오프닝보다 엔딩쪽이 강세였다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jinliger at 2004/12/30 02:11
전 역시 누가 뭐래도 Dragon과 신 철인 28호!
Commented by 토토 at 2005/08/26 16:10
엘펀리트..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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