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복귀에 대한 국내 인터넷 뉴스 기사를 보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애벌레 보로'로 복귀 확정..2020년 개봉 (헤럴드POP)
미야자키 하야오, '애벌레 보로' 복귀 확정.. 은퇴 번복 (스타뉴스)
미야자키 하야오 복귀 선언, 스튜디오 지브리 부활할까 (마이데일리)
日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은퇴 번복 …'애벌레 보로' 연출 (스포츠 월드)
미야자키 하야오, 은퇴 번복하고 컴백, 신작은 `애벌레 보로` (매일 경제)
미야자키 하야오, 은퇴 번복하고 복귀…2020년 '애벌레 보로' (머니투데이)

이미 보신 분들도 많으시겠습니다만,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복귀한다는
내용의 기사가 국내 인터넷 뉴스에 많이 올라와 있는데요. 대충 읽어보니,
(정확한 보도도 물론 있으나) 적지 않은 기사들이 사실 관계를 좀 이상하게
전달하고 있는 듯하더군요.

즉, 미야자키 감독이 최근에 방송된 NHK 다큐멘터리에서 장편 애니메이션
제작에 복귀할 의욕을 보였다는 것까지가 알려진 사실인데, 그런 사실 관계
에 대한 서술이 아무래도 뭔가 좀 이상해 보인다는 겁니다.

기즈모도 영문 기사 (클릭)
ANN 영문 기사 (클릭)

제가 대충 눈에 들어오는 대로 확인해 보니, 국내의 많은 인터넷 뉴스들이
'기즈모도'와 Anime News Network (ANN)를 정보 출처로 삼고 있었습니
다. 그리고 '기즈모도'의 원문 기사를 확인해 보니, 이쪽은 ANN을 정보 출
처로 삼고 있더군요.

ANN의 기사는 2016년 11월 13일에 방송된 NHK 스페셜 다큐멘터리 방송
을 보고 거기에 언급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복귀'와 관련된 내용들을
정리하여 영어권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취지로 작성된 것입니다.

제가 볼 때 ANN의 기사는 나름대로 다큐멘터리의 내용을 잘 정리하여 소개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국내의 많은 인터넷 뉴스는 방송의 내용을 정확히
확인하지 않은 채, 기즈모도나 ANN의 영문 기사만 가지고 기사가 작성되었
기 때문에 사실 관계에 대한 서술이 이상하게 꼬인 것이 아닐까 추측됩니다.

기사마다 내용이 조금씩 다르긴 합니다만, 대체적으로 국내 인터넷 뉴스에
는 '은퇴했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TV쇼에 출연하여 2020년에 개최되는
도쿄 올림픽에 맞춰 애벌레 보로라는 장편 영화로 복귀한다고 밝혔다'는 식
으로 서술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제 생각에는 그런 식으로 서술하면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TV쇼가 아닌 다큐멘터리에 나왔고
* 애초부터 단편 애니메이션 제작에서도 은퇴한다는 말은 한 적이 없으며
* 보로는 지브리 미술관내에서 상영될 예정인 12분짜리 단편 작품이고
* 미야자키 감독이 구상한 신작 장편의 내용이 뭔지는 전혀 알 수 없으며
* 그 신작 장편이 실제로 나올지 어떨지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 다만, 미야자키 감독이 장편 제작에 복귀할 의욕이 강하다는 겁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1. 우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나온 방송 프로그램은 NHK의 다큐멘터리입
니다만, 국내 인터넷 뉴스들에는 TV쇼 또는 토크쇼라고 서술되어 있더군요.
(다큐멘터리와 TV쇼는 차이가 크죠.) ANN과 기즈모도는 'NHK TV 스페셜'
이라고 서술하고 있으나, 아무래도 인터넷 뉴스사의 번역 담당자가 그걸 TV
쇼가 아니면 토크쇼라고 잘못 파악한 모양입니다. (추측)

2. 미야자키 감독은 애초부터 (고령으로 인해) 장편 애니메이션 제작으로부터
은퇴한다고 했었지 단편 애니메이션 제작에서 은퇴한다는 말은 한 적이 없습
니다. 오히려, 장편에서 은퇴하고 남는 시간을 이용하여 20년전에 구상했으나
실현시키지 못했다고 알려진 (지브리 미술관 내에서 상영될 예정인) 12분짜리
단편 애니메이션 제작을 진행시키고 있었고, 그게 CG + 손으로 그린 작화가
조합된 '털벌레 보로'(毛虫のボロ)라는 작품입니다. (일본에서는 미야자키 감
독이 단편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미 몇차례 보도된 바 있습
니다.)

3. 이번에 방송된 NHK 다큐멘터리에서는, '털벌레 보로'의 제작 모습이 자세히
소개되면서, CG 단편 애니메이션 제작으로는 만족하지 못한 듯한 미야자키 감
독이 새로운 장편 애니메이션에 대한 구상이 담긴 기획서를 만들어 스즈키 토
시오 프로듀서에게 내놓는 모습이 인상적으로 소개되었고, 만약 지금부터 제작
에 착수한다면 2020년 도쿄 올림픽이 열리기 이전인 2019년쯤에 장편 애니메이
션이 완성될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의 기획서의 문구도 화면에 보였답니다. (그
외 기획서의 다른 세세한 내용은 모자이크 처리.)

4. 하지만 그 장편 애니메이션의 내용이 뭔지, 실제로 기획이 통과되어 자금이
모이고 제작에 착수할 수 있을지 어떨지는 전혀 밝혀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다
만, 미야자키 감독이 '죽을 때까지 애니메이션 제작을 계속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점(이번 다큐멘터리의 테마)을 부각시키려는 취지에서 소개된 것으로
보입니다. 방송에서도 나레이션으로 '미야자키씨의 장편 영화가 정말로 움직일
지는 아직 알 수가 없다'고 언급되었고요.

5. 그런데 국내의 많은 인터넷 뉴스는 이러한 방송의 내용에 대한 정확한 확인
없이 영문 뉴스 사이트에 올라온 방송 요약 리포트만 읽고 급하게 작성되었기
때문에 (앞서 언급한 것처럼) 사실 관계에 대한 서술이 좀 이상하게 꼬인 기사
가 올라오게 된 것으로 추측됩니다.

은퇴선언 미야자키 하야오, 새 장편 만든다?…2019년 복귀할까 (뉴스핌 기사)

물론 다 그런 건 아니고, 국내 인터넷 뉴스중에서도 뉴스핌에 올라온 기사 같은
경우에는 사실 관계를 정확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2019년 완성, 장편에 대한 구상 (스포츠 호치 기사 보기)

혹시나 관심이 있는 분께서는 일본의 스포츠 호치 기사도 참조해 보세요.

덧글

  • 쩌글링 2016/11/14 16:12 # 삭제 답글

    국내 언론에서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장편 은퇴, 동화팀 해체에 대해 지브리 해체란 식으로 크게 설레발친 적도 있는 터라...
  • 봉학생군 2016/11/14 18:40 # 답글

    몇번째 번복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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